스마트폰을 놓아야 할 잠깐의 시간
스마트폰을 놓아야 할 잠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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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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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9월 현재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3,000만 대를 넘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 세 명 중 두 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젊은 세대만을 놓고 보면 스마트폰 보급률은 더욱 높아진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스마트폰이 일상의 자연스러운 한 요소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은 전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흔들고 있으며 테크놀로지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 역시 바꿔놓았다.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일처리가 불가능했을 상황에서도 이제는 손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고 궁금하거나 모호한 것은 바로 그 자리에서 검색하여 확실하고 빠르게 알 수 있게 됐다. 한 CF의 표현처럼 ‘빠름’ 그리고 ‘스마트함’이 일상을 재편하고 있다.

  그런데 일상의 재편이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나친 집중과 의존 때문에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열중하느라 정작 현실 생활에서의 네트워크는 점점 와해되는 경우도 많다. 부모들이 스마트폰에 정신을 빼앗긴 사이 아이들이 다칠 뻔하거나 실제 부상을 입은 경우,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아 자신의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다가 주변에 서 있는 임산부나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학교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수업 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른 활동을 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 대상이 되었던 대학생들 중 수업시간의 30% 이상의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며 심한 경우는 75분 수업 중 58분(수업시간의 77.3%)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한다.

  분명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것을 단순히 사용자의 책임만으로 떠넘길 수는 없다. 무엇이든 경쟁으로 몰아가는 교육과 소위 ‘스펙’에 대한 강조는 무엇이든 다른 사람에게 뒤져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스마트폰 역시 다른 사람에게 뒤쳐질 수 없는 하나의 요소가 됐다. 이와 같은 현상을 당연하게 만들어버린 사회적 분위기는 무시한 채 “스마트폰은 현명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독이 된다”고 외치기만 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는 일이다. 또한 학생들이 무엇 때문에 수업시간의 강의 내용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귀를 막은 채 스마트폰에 몰두하게 되었는지 교육체계 전반을 돌아보고 교수자들 스스로도 성찰적으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들 역시 스마트폰으로 인해 더 큰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능만 추구하다가 지혜를 놓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시야만 고집하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자. 나의 편리함과 재미만을 좇다가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관계와 예절은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아니더라도, 저리도 예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잠시 스마트폰에서 눈을 들어 주변을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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