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SNS에 중독되는가
우리는 왜 SNS에 중독되는가
  • 최승원 덕성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승인 2012.11.05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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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미국은 아이폰4와 블랙베리로 스마트폰의 전성기를 열었다. 하지만 실질 스마트폰 사용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보라. 지하철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3년이 채 걸리지 않은 일이다.

  어느 순간부터 지하철에선 사람이 사람을 쳐다보는 장면이 사라졌다. 모든 이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심지어 카페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연인조차도 자신들만의 모바일 세계에 빠져있다. 손을 내밀면 서로를 만질 수 있는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며 즐거워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의심해 보게 된다.


  2009년 미국은 아이폰4와 블랙베리로 스마트폰의 전성기를 열었다. 하지만 실질 스마트폰 사용자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보라. 지하철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5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3년이 채 걸리지 않은 일이다.   어느 순간부터 지하철에선 사람이 사람을 쳐다보는 장면이 사라졌다. 모든 이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심지어 카페에 다정하게 앉아 있는 연인조차도 자신들만의 모바일 세계에 빠져있다. 손을 내밀면 서로를 만질 수 있는 거리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며 즐거워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의심해 보게 된다.

 

  스마트폰 중독, 그리고 SNS 중독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전 수준의 사용으로는 만족을 얻지 못하는 내성과 스마트폰 사용 중단 시 나타나는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불쾌감으로 스마트폰을 다시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금단증상이 나타났다. 스마트폰 중독은 이로 인해 직업적, 학업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10세에서 49세까지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중독으로 판정할 수 있는 비율은 8.5%로 PC기반 인터넷 중독률 7.9%를 상회한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한 기기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는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콘텐츠는 바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으로 대표되는 SNS는 인적 네트워크 형성뿐 아니라 문화적·업무적 기능과도 결합돼 그 활용범위를 급속도로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중독자들에게 SNS는 학습이나 업무시간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의 인적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심각한 해악이다. 대표적인 페이스북 안티블로그인 식페이스북(Sickfacebook)의 2010년 자 료에 따르면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의 50%에 달하는 3억 5,000만 명이 SNS 중독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SNS 중독은 금단, 내성 등 핵심적 중독 증상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집중력 저하 및 각종 신체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학자마다 약간의 이견이 있는 상태지만 SNS 또한 알콜이나 마약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분비 등 신경화학적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물질인 도파민이 나오기 시작하면 인간은 쾌락을 다시 얻기 위해 특정 행위에 반복적으로 몰두한다. SNS의 중독성은 술과 담배와 같은 기호약물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끊고 살아도 SNS를 손에 놓고 살기는 그만큼 힘든 것이다.

  SNS에 중독되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가 SNS에 빠져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중독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잠시 보류하고 SNS가 던져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 SNS인 페이스북은 현재 세계 8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친구소개 및 검색기능 등을 통해 빠른 인맥을 형성해 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우리는 10년 이상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만날 수 있고, 바다 건너 해외에 살고 있는 친지들의 소식을 같은 나라에 살 때보다 더 상세하게 알 수도 있다. 이런 광대역 네트워킹은 SNS가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바로 ‘나’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자신의 말과 뜻을 전달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나를 주목해줘야 하고 내 말을 끝까지 경청해줘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런 친구가 몇이나 있는가?

  SNS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내 뜻을 전할 수 있는 도구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하기를 원하는 것은 결국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수가의 ‘여가적 기능에 대한 연구’에서도 사람들은 대화, 특히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 자기의 뜻을 전달한 대화를 가장 재미있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지각하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몇 시간 동안 남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듣고 돌아올 때의 허탈함과 분노감을 생각해보라. 심리치료에서도 자가 표현은 무엇보다 강력한 치료적 도구이다. 특히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수록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성이 힘을 얻는다. 우리에겐 자기표현의 매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SNS 속 또 다른 권력 체계
  그러나 이러한 SNS의 네트워킹과 자기표현 기능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수많은 친구와 팔로워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SNS는 자신과 관계 맺는 사람들의 수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며, 이 정보는 타인들에게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네트워크에서의 답글과 리트윗 수는 SNS 공간에서의 권위를 의미하며, 이 힘에 따라 또 다른 권력과 계급이 형성된다.

  오프라인의 권력자들은 SNS에서도 쉽게 권력을 획득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SNS 공간에서는 오프라인 권력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돈, 정치적 권력, 신체적 매력 등이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콘텐츠의 발굴, 시사와 유행에 대한 최신감각, 친구와 팔로워에 대한 즉각적 반응 등이 소위 오프라인 루저가 모바일에서 강자로 재탄생하고 새로운 정체감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SNS 내에서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그렇게 형성된 권력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잠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이는 마치 정치인과 연예인이 잠시도 여의도의 상황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과도 유사하다.

  결국 SNS에 대한 중독은 현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에는 너무나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사회병리 현상인 것이다. 정신분석에서는 정신과 환자들에게서 환각과 망상이 존재하는 이유를 현실에서 자아가 성취하지 못한 만족을 판타지 속에서 얻기 위한 생존기제로 본 바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의 등장은 우리에게 또 다른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다.

  잠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는가? 하루라도 스마트폰이 곁에 없으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SNS에 중독돼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나의 현실에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불행하다면 오프라인에서 당신을 도와줄 심리치료자를 찾아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SNS의 순기능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유일한 만족수단이라면 결국 중독과 집착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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