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학술문예상 시·시조 심사평>
<제38회 학술문예상 시·시조 심사평>
  • 이상경(일어일문) 교수
  • 승인 2012.11.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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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한 12명 41편의 시는 모두가 마음 속 깊이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고, 가족의 사랑을 갈망하며, 혹은 청춘의 아픔을 불사르는 듯 했다. 솔직함과 따스함과 순수함으로 써 내려간 시들은 나름대로의 개성과 보석같은 언어들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의 시를 골라낸다는 것은 결국 주관적인 기호에 불과하다.

  부득이 기준을 정할 수밖에 없으므로 간결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찾아 우수작으로 <청춘>을 골라보았다. 청춘을 커피 한 잔 값에 팔아버리고 영어공부라는 현실에 찌들었는데 밤새 흘린 눈물이 커피색이라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배어나왔다. 그래도 아직 청춘이라고 말하는 풋풋함과 따뜻함에서 긍정적인 청춘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가작으로 <급체>를 골라보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함께한 정겨운 일상을 잊지 못하는 우리의 아픔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누구나가 극복하며 살고 있는 보편적인 일상이어서 특별함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주칠 때마다 찡해지는 것이 우리의 특성인가 보다. 따가운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지적이 와 닿는다. 마지막의 답답함을 통해서 오히려 마음의 치유를 기대해 본다.

  당선작으로 뽑히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시로 <이제는 압니다>도 부모님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 외에 <여름의 벚꽃나무 아래서>  <불꽃놀이>  <제자리걸음>  <시계소리> 등을 비롯한 재치 있는 시들이 많았다. 감정의 정돈과 승화가 조금 더 이루어진다면 모두가 아주 좋은 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승천하기 위해 꿈틀대는 젊음을 보는 것 같아 심사하는 내내 즐거웠다. 한동안 여운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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