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제 사진 부문 심사를 하며 출품된 사진에서 이미지와 함께 형성되는 이야기를 해석하고 대화하며 우리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발견하게 되길 바랐다. 출품작이 적어 아쉬웠으나 당선작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재밌는 작품들이었다. 스타일이 극명하게 다른 두 작품이지만, 두 작품 모두 삶의 이야기로 들어서는 통로이자 증거로서의 역할을 통해 관객에게 강한 사실성을 느끼게 한다. 사진을 회상적인 장치로 여기는 전형적 태도는 상투적이지만, 정지된 사진의 전후에 실재하는 동시대의 삶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 구조는 단순히 이미지로 읽는 사진의 이면에 실재하는 우리 삶의 고단함을 살펴보며 되새기게 한다.
타인과의 만남과 관계에서 사진을 통한 대화를 시도할 때, 기술적으로 훌륭한 사진을 찍기 위한 연습에 앞서 우리의 일상이 어떤 이미지와 메시지를 지니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깊이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삶의 정체성, 삶의 주제의식이라는 말들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 삶의 사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실재하는 만남의 장면이 어떤 주제의 이야기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사진을 통해 타인과 공감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우리의 삶의 주제를 되찾아 열심히 살아간다면 더욱 풍요로운 의미와 의식을 지닌 삶을 가꾸어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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