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 -아버지-
나는 이렇게 읽었다. -아버지-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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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를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어머니보다는 조금 멀게, 약간은 쑥스럽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우리의 아버지에게는 어머니와는 다른 서글픔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아버지도 그렇다. 그는 누구보다도 딸과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누구 앞에서고 티내지 않는다. 딸이 대학에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지하철을 탈 때에도 딸의 지망 대학 등수 안에 들려고 노력하는 그. 어머니처럼 자식 옆에 앉아서 국어든 수학이든 가르쳐 주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의 사랑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자상한 한 마디의 말과 부드러운 포옹을 해 주는 법을 그들의 아버지에게서 배우지 못했다.

  자식들은 클수록 아버지와는 더욱 멀어져 간다. '아버지는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 아버지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점점 커 가면서 자식은 아버지를 더 이상 무섭게 여기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그는 늘 너무도 크고도 무서운 존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돌아 본 그의 모습은 어떤가. 힘든 일상에 지쳐서 축 처진 두 어깨와. 삶의 이유와 열정을 조금씩 잊어 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이제 그는 더 이상 자식들에게 예전의 아버지가 아니다. 예전과는 달리 어머니에게도 당하고 마는 그저 그런 사람인 것이다.

  그는 병을 알게 된 후에도 자신의 삶을 즐기기보다는 가족들에게 먹고 살 거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딸의 편지 하나에도 무척 감동한다. 비록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한 편지 내용일지라도. 그는 마지막까지 딸의 편지를 곱게 간직한다. "지원이가 처음으로 준 편지야. 지원이는 나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는 거야."라면서...... 그에게 평생을 같이 살아온 아내조차도 줄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은 자식이 건넨 편지 하나였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딸인 지원이가 "전 아직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못 했어요" 라며 울부짖을 때, 난 그녀에게 당신의 아버지는 이미 알고 계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운다. 보이지는 않지만, 이 책은 아마 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내게도 아버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늘어지는 그의 두 다리와 작게만 느껴지는 어깨를 볼 때면 '저 어깨에 매달려 있었구나,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저 분의 어깨에 기대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죄송스러워진다. 전에 없이 그가 나에게 "넌 언제나 커서 돈 벌 수 있냐, 아빠는 영원히 네 옆에 있을 수 없는데......" 는 말씀을 하셨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모른 척 방으로 들어갔지만 내 눈에서 눈물이 툭툭 떨어지는 걸 느꼈었다. '아아. 우리 아버지도...... '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난 아버지께는 단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 드린 적이 없었다. 가만히 안아 드린 적도. 오늘밤. 우리 모두 아버지의 거친 등뒤에서 아버지를 한번만 안아 드리자. 아마도 그는 이제껏 우리의 포옹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른다. 그가 지원의 편지를 기다렸듯이......

-김수연(회계2) 독서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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