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획]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선거
[대선기획]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선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12.0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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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대 총선 36.8%, 17대 총선 37.1%, 18대 총선 28.1%. 마지막으로 지난 19대 총선 41.5%까지. 이는 역대 총선에서의 20대 투표율이다. 20대의 투표율은 지난 4월 11일에 있었던 19대 총선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다른 세대의 투표율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았다. 20대 투표율, 왜 낮은 것일까?


  투표율과 학습된 무기력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투표 인증사진, 독려 글을 올리는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20대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선거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번 19대 총선의 총 투표율은 지난 선거의 투표율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투표율은 전년도 대비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는 총 투표율인 54.3%, 그리고 30대 45.5%, 40대 61%, 50대 62.4%, 60대 이상 68.6% 등 다른 세대의 투표율과 비교해 보면 낮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선거에 대한 의견이 활발히 오고갔던 것에 비해 실제 투표율은 비교적 낮은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는 업무로 인한 투표 시간의 부족, 정치 관념의 부족, 정치에 대한 무관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학습된 무기력’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학습된 무기력은 1964년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실험에 의해 정의됐다. 셀리그만은 실험을 통해 자신이 무력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게 되면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돼도 노력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선거에 적용해보자. 개인은 투표권을 행사했음에도 사회가 바뀌지 않은 경우, 또한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 경우 투표의 이유를 상실한다. 개인이 선택한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거나 지지하는 정책·안건이 발의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반복됐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투표를 해봤자 세상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투표를 하지 않게 된다.

정치적 효능감 조사 표(출처 : 한겨레21)
  학습된 무기력, 정치적 효능감 부재를 의미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우리대학 조진만(정치외교) 교수는 “우리는 보통 ‘왜 투표를 하지 않는가?’라고 묻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올바른 질문이 아니다”며 “유권자 개인의 한 표 가치는 극히 적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므로 합리적으로 보면 유권자는 투표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개인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객관적 수치에 의해 계산해 보면 그 수치는 매우 미미하다. 때문에 개인은 자신의 표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을 깨닫고 결국 투표를 하지 않게 된다는 것.

  또한 조진만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계속되는 정당에 대한 불신에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표를 하지 않는 개인들이 많다. 즉 투표를 하기에는 ‘정치적 효능감’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고 투표율이 낮은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정치적 효능감이란 자신의 정치적인 행위가 실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신념을 이야기한다.

  다른 이유로는 “민주시민 의식이 비교적 잘 발달한 서구의 경우 참정권을 획득하려는 투쟁의 역사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해방 후 자연스럽게 참정권이 획득됐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민주시민 의식이 낮기 때문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처럼 투표할 이유가 없음에도 사람들은 투표를 한다. 그 이유는 ‘민주시민으로서 의식을 가지고 권리자의 의무를 행하기 위해’ ‘내 표가 몇 천만분의 일의 중요도를 차지할지라도 주관적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후자가 이유인 사람들은 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기 때문에 투표를 행할 수 있다.

  이번 18대 대선의 투표율에 관해선 “안철수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던 사람들은 그가 갑자기 후보직에서 사퇴하자 큰 상실감을 느꼈다.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지는 두고 봐야 할 사항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머지 두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으므로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았던투표 독려 포스터
  20대의 한 표, 중요하다
  현대의 국가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국가의 규모가 과거와 달리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의민주주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시민은 선거를 통해 뽑힌 자가 국가를 잘 이끌어 나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투표를 해야만 한다.

  조진만 교수는 “20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대가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지 않으면 정치권은 20대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관심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표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투표를 통해 우리의 욕구를 사회에 알리고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권리를 말로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표를 통해 직접 정치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20대의 한 표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므로 비록 자신이 원하는 바가 선거를 통해 결과적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투표에 참여하자. 우리의 의견을 표출하고 전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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