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편집장, 인사드립니다
신임 편집장, 인사드립니다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3.03.07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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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났다. 덕성여대신문사 기자로서 말이다. 집보단 신문사 기자실에 머무는 시간이 월등히 많았다. 신문사에서 밤을 새는 일도 잦았다. 신문사 활동에 치중해 정작 학과 생활에는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나의 2년을 돌이켜 봤을 때 덕성여대신문의 지분율은 못해도 8할이다. 가끔은 내가 직장인 같이 느껴졌다. 사회에 나간 인생 선배들을 기자라는 이름으로 마주하면서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사회를 미리 맛봤다. 직업병도 생겼다. 친구들은 내게 하나같이 말한다. “너 너무 심취한 거 아냐?”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 시절, 나 하나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만 같던 그 시절이었다. 뜨거운 가슴을 안고 열정 가득한 대학 생활을 기대했던 나에게 현실은 너무나 삭막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환상을 갖고 입학한 대학은 열정도, 활기도 없는 곳 같이 느껴졌다. 새내기 시절 대학에 대한 나의 첫 이미지가 그랬다. 이대로 시간을 허비하기엔 젊음이 아까웠다. 그러던 중에 ‘이것’을 만났다. 도서관 라운지에 나른하게 앉아 공강 시간을 무의미하게 떼우고 있는,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눈앞 테이블에 웬 신문이 한 뭉치 쌓여있었다. 자연스레 집어 들었다. 덕성여대신문과의 첫 만남이다.

  대학언론, 대학신문에 대한 아무 개념도 인식도 없었다. 그냥 조용히 신문을 읽어나갔다. 그러다 보게 된 거다. ‘덕성여대신문은 뜨거운 숨결과 열정으로 무장한 언론인이 되고픈 당신을 기다립니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다음 날 바로 수습기자 지원서를 제출했다. 바로 다음 주에 면접을 봤고 다음 날 합격통보를 받았다.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그 날은 잊을 수가 없다. 지루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생긴 기분이었다.

  뜨거운 가슴을 안고 수습기자로서 덕성여대신문사에 들어섰던 첫날이 생각난다. 선배들의 기사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이런 기사를 맡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이 드는 동시에 걱정됐다. 그랬던 내가 정기자를 거쳐 부장기자로, 1년의 부장기자 생활을 거쳐 이제는 편집장이라는 직함으로 개강호 백미러를 쓰고 있다. 지금 이 609호는 아마 평생 못 잊을 거다. ‘편집장 이수현’으로 발행되는 첫 신문이다. 그 어떤 중요한 기사를 써내려 갈 때보다 지금의 한 단어, 한 문장이 어렵고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내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이 이렇게 부담스러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덤덤한 척 했지만 나를 옥죄는 이 책임감은 어쩔 수가 없다.

  편집장이 되고 고민이 늘었다. 대학신문은 다른 일간지와 역할도 활동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일간지가 각종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면 대학신문은 각종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대학’이라는 사회의 언론이다. 그 사회 안에서 학우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언론기관으로서 학교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난 방학기간 기자들은 책상에 모여앉아 골머리를 앓았다. 독자의 입맛에 맞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신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의 수를 줄이더라도 깊이가 담긴, 감동을 줄 수 있는 기사를 쓰자고 입을 모았다. 신문이라는 틀 안에 갇혀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자고 입을 모았다. 모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신문으로 힘차게 ‘부활’을 꿈꾸자고 말했다. 우리들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덕성여대신문의 ‘부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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