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그리고 성장
멈춤 그리고 성장
  • 정주희(약학) 교수
  • 승인 2013.03.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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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학교 신문사 기자로부터 칼럼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았다. 글 쓰는 재주도 신통치 않은데다가 마감이 코앞에 닥친 여러 일들로 처음에는 사양을 했으나, 원고 마감은 한 달여 남았다는 말에 결국은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승낙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한참을 고민하고, 결국은 마감이 다 되어서야 생각하던 키워드를 정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혜민 스님과 야구선수 박찬호 그리고 차인표가 만나 1박 2일 동안 여행을 하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방송을 통해 대화를 듣고 있자니 혜민 스님의 책 내용도 궁금해졌다. 베스트셀러라는 책을 부끄럽게도 그때까지는 접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최근 이슈가 되는 책은 고사하고 관심분야의 책을 생각하다가도 정신없이 지내다가 잊고서 못 읽은 책이 그동안도 많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마침 신랑이 인터넷으로 책 주문을 하기에 이때다 싶어서 같이 주문해달라고 부탁하자 내 뒤에 책꽂이를 가리키며 “있잖아~ 거기”라고 하는데 내가 참 무심했다는 생각과 무안함이 밀려왔다. 아무튼 이번에는 잊지 않고 읽을 수 있었던 책은 혜민 스님이 쓰신 책 중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 수 개월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하니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왠지 친근함을 느끼는 분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루하루를 ‘바쁘다’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정신없이 쫓기면서 생활하다가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짧은 글귀들 사이로 있는 ‘間’을 충분히 느끼면서 잠시 멈추었던 것 같다. 막연한 이미지로 맴돌고 있던 것이 어렵지 않고 너무나도 적절한 단어로 표현되어 가려웠던 부분을 꼬집어 준 스님의 말씀은 나와 내 주변을 조금 더 볼 수 있게 했다.

  본문 중에 “왜 정말로 인생의 중요한 것들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요리, 운전, 돈 관리법, 체중 조절법, 연애하는 법, 인간관계 처신법, 잘 듣는 대화의 기술, 실패한 후 일어서는 법,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법 등등”이라는 내용이 있다. 뒤돌아 생각해 보니, 난 이런 것들을 어디에서 배웠을까? 일부는 직접 체험으로 또는 책을 통해서. 그리고 선배나 부모님, 선생님 같은 분의 말씀을 통해서. 아마도 멘토(Mentor)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깨달음을 통해 얻은 혜민 스님의 글도 우리를 멘토링 해주고 있었다. 

  특별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혜님 스님 이외에도 법정 스님의 글도 그러했고, 코이케 류노스케의 <번뇌리셋> <생각버리기 연습>에서의 말씀도 나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내가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물론, 나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야 싸움도 없고 집단 따돌림이나 자살이 요즘처럼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로는 ‘일기쓰기’가 있다. 요즘은 노트에 쓰기 보다는 블로그 등에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남과 소통한다는 커다란 장점은 반대로 남도 볼 수 있기에 온전히 나에 대해 남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여러 일들로 흩어진 생각들을 잠시 접고 나만을 위한 한 줄 정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런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침착하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 또 한 가지, 개인적으로 이를 잘 실천하는 방법으로 요가를 추천하고 싶다. 움직임은 적으면서도 얻는 효과가 커서 좋아하는 운동인데, 예찬론을 펼치는 것은 접어두고서라도 요가의 한 동작을 유지하면서 생각은 멈추고 호흡에만 집중하다 보면 마음은 편안해지고 자신의 몸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학업관리, 교우 관계,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 등으로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에 이끌려가고 있다면, 지금 모든 것을 멈추고 잠시라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해보자.

  눈을 뗀 후 변화된 모습의 자신을 느끼고,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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