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람이 불어오는 곳
  • 박효진(국어국문 3) 학생칼럼단 위원
  • 승인 2013.03.18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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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을 거닐다 보면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이 한결 따스해졌음을, 얼굴에 내리쬐는 햇볕이 한결 포근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어느덧 개강을 한 지도 3주째가 되었고 봄은 어느새 우리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여느 타 대학교들과는 달리 우리학교 교정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다. 아직은 시기가 이르지만 곧 벚꽃이 눈처럼 흩날릴 것이고 색색깔의 꽃들이 교정을 뒤덮을 것이다. 꽃 속에 파묻혀 사진 찍고 즐거워할 오천 명의 꽃들을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동안 새내기들은 앞으로 맞이할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많이 고민했을 것 같고 기존의 학우들은 학우들대로 새로운 마음으로 알찬 계획을 세워가며 학교를 다니고 있을 것 같다. 이들 모두에게 주위에서는 대외활동을 많이 하라는 둥 취업을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둥 다양한 충고를 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새내기 시절부터 숱한 충고들을 들어왔고 그것을 하나라도 끝내지 못한다면 패배자가 되는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필자와 같은 경험을 겪고 고민을 하고 있는 모두에게 감히 들려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

  수십 번의 대외활동도 좋고 셀 수 없이 많은 자격증도 좋다. 하지만 그보다 추천해주고 싶은 것은 교정에 머물며 사색에 잠기는 일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필자는 2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휴학하고 해외에 있었다. 그 시간 동안 필자가 제일 그리웠던 것은 화려한 문화생활도 맛있는 한국음식도 아닌, 우리대학 교정이었다. 타 대학교를 많이 방문해봤다면 알겠지만 우리학교만큼 자연이 어우러진 곳이 없다. 새내기라면 번화가가 아닌 곳에 있는 학교의 위치에 실망할 법도 하지만, 번화가보다는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이 더 매력 있다는 것을 점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커피도 좋고 차도 좋다. 좋아하는 음료 한 잔을 들고 하염없이 교정을 거닐어보자.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소크라테스의 책 한권을 꺼내 읽고 사색에도 잠겨보자. 아무런 걱정 없이 책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곳이 대학이고 그것이 바로 대학생의 특권이 아닐까. 

  ‘힐링’이 대세인 지금, 교정에서 마음을 ‘힐링’하며 나 자신에 대해 사색해 보는 것, 생각만으로도 즐겁지 않은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에서 몸을 맡기고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힐링’을 학우들도 할 수 있길 바란다. 덧붙여 교정에서 하염없이 거닐며 ‘힐링’을 하고 있는 필자를 보거든 함께 따스한 커피 한 잔 하지 않겠냐고 말 한마디 건네주길 바란다는 농담과 함께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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