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의 짜릿함을 계속 이어가길
3년 전의 짜릿함을 계속 이어가길
  • 이은영 대학사회부 부장
  • 승인 2013.03.18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뭐가 되고 싶어?”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쩌다 한 번씩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그때마다 나는 아직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가 없다는 핑계를 대며 나를 합리화하고 있다. 하지만 벌써 3학년이 되고 내년에는 4학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무언가 나를 자꾸 조급하게만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꿈을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

  그러다 문득 내가 재수를 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혼자 독서실 좁은 책상에 앉아 언어문제를 풀고 EBS 교재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을 때가 말이다. 정말 공부가 안 되는 날이었다. 공부는 자체적으로 쉬고 음악을 들으면서 낙서를 하고 있었는데 문득 이지성 작가의 책 <꿈꾸는 다락방>에서 본 “R=VD”가 생각났다. ‘Vivid Dream is Realization’ 즉 ‘생생하게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라는 뜻이다. 한 번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나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한 내 모습, 연극 보러 대학로에 가 있는 내 모습, 명동, 삼청동 등 서울에서 가고 싶었던 곳에 가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기로 결심했다. 수능 보기 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정말 구체적으로 내 모습을 상상했다. 드디어 수능을 보고 우리대학에 입학하고 친구와 명동에 처음 가고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갔을 때의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짜릿했다. 누군가는 소박하다 할지 모르지만 나는 나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물론 상상만 해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R=VD”를 하고 난 후 공부라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입학한 지 3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사소한 꿈조차 이루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이제는 ‘신문사’ 일이 바빠서, 힘들어서 라는 핑계로. 이러한 말을 할 때면 내가 부끄러워서 어디론가 숨고 싶다.

  새학기가 시작한 지금부터라도 3년 전 그 짜릿한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려고 한다. 덕성여대신문사 대학사회부장으로서의 역할과 학생의 역할을 성실히 다해 1학기가 지나고 난 뒤 후회 안하는 내 모습을. 운동 열심히 해서 날씬해진 내 모습을. 남자친구가 생긴 내 모습도.

  사소한 것부터 점차 이루다 보면 나중엔 상상하는 게 더 커지고, 커지다 보면 나의 꿈을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물론 또 하다가 지쳐서 포기할 때도 있겠지만 누군가 말하지 않았는가.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흔들리는 그때마다 3년 전에 느꼈던 그 짜릿함을 생각하면서 헤쳐가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