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대학생이 건강한 대학을 만든다
건강한 대학생이 건강한 대학을 만든다
  • 손혜경 기자
  • 승인 2013.03.18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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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일주일에 몇 시간이나 운동하십니까?” 대학생들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다면 이에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과제와 스펙 쌓기, 반복되는 술 모임 등 운동부족으로 대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다.

  신체 건강 증진, 정신력과 협동심 함양, 스트레스 해소 등 인간에게 있어 운동의 중요성은 학계와 민간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인지돼 온 사실이다. 몇 년 전부터 불어 닥친 ‘웰빙’ 열풍과 여가시간의 증대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운동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의 모습은 다르다. 대학 내 운동장과 체육시설은 주민들의 산책 공간으로 이용되거나 주차장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정작 맘껏 운동해야 할 대학생들에게 ‘운동’의 의미는 가볍기 그지없다. 공부와 술자리보다 덜 중요한, 하면 좋고 안 해도 나쁠 것 없는, 단순히 체중 감량을 위한 수단 정도에 불과할 뿐이다.

  “신이 인간에게 준 성공의 두 가지 도구는 교육과 운동이다. 둘을 함께 추구해야만 완벽함에 이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운동’은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개인의 자아 확립과 사고 능력을 돕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교육을 받음과 더불어 체육활동을 통해 완전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교육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의 중요성은 오래전 고대 그리스인들까지도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운동이 학습과 사고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차례 과학적으로 증명돼 온 사실이다. 대학 내 단체 체육활동을 통한 사회성 함양도 대학생들이 운동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이유 중 하나다. 고도의 협동심과 인내력을 요하는 단체 체육활동은 사회 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좋은 사회 경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미국 하버드대를 수석 졸업한 진권용 씨의 사례는 위의 주장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우수한 학업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대학생활 중 소홀히 하지 않았던 운동으로 꼽았다. 그는 전 과목 A학점을 받을 정도의 지독한 공부벌레였지만 틈만나면 여러 개의 스포츠 클럽 활동을 즐기던 ‘운동벌레’이기도 했다.

 
외국 대학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대학의 운동 부족 실태는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이미 수많은 외국의 대학들은 대학생에게 체육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인지하고 그들이 쉽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는 학업만을 강요할 것 같은 세계적 명문 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하버드대의 경우 전교생의 가까운 숫자가 학내 스포츠 클럽에 소속돼 도서관에 머무는 만큼의 많은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고 있다.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역도대회에 출전하거나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수영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하버드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명문 도쿄대 또한 전인적 인간으로서의 성장과정에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왜 운동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을까? 그 원인은 흔들리는 우리나라의 학교체육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생들의 체육활동이 활성화돼 있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본 교육과정 내 학교체육의 입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학교체육의 입지는 축소되다 못해 사라져가는 수준이다. 초·중·고등학교를 포함한 국민공통 기본 교육과정 내 체육수업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체육시간도 지나친 입시 경쟁 때문에 자습시간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운동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고 그 연장선으로 대학체육까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대학 남윤신(생활체육) 교수는 “학생들이 초·중·고등학교 시절 운동의 재미를 느낄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대학생이 돼서도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이라며 “운동은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공부와 취업으로부터 오는 대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 또한 ‘운동’이다”라고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누구나 그 중요성은 알지만 쉽게 실천할 수 없는 것이 운동이다. 과제와 취업의 압박에 쫓기는 대학생들에겐 더 그렇다. 그러나 바쁜 대학생활 속에서도 운동할 방법은 충분히 많다. 바로 ‘짬’을 이용하는 것이다. 남윤신 교수는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 운동하는 것은 어렵지만 실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방법들이 많다”며 “10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기,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보다 계단 사용하기, 시간이 많을 땐 학교에서 수유역까지 걸어가기 등 생활 속에서 신체활동량을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대학에 개설돼 있는 교양 체육 과목들을 수강하면서 운동의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대학생들이 운동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는 단지 신체 건강과 다이어트에 그치지 않는다. 어쩌면 운동은 가장 쉽게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임에도 그 중요성을 느낄 기회가 없었기에 귀찮게만 느껴졌을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내 운동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선 대학생들 스스로 운동이 시간을 뺏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 동시에 기본 교육과정에서부터 학교체육의 비중이 늘어나 운동의 중요성이 꾸준히 강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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