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amino de Press DukSung
El Camino de Press DukSung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3.04.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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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영화로 보는 스페인·라틴아메리카>라는 교양강의 수업의 일환으로 <The Way>라는 영화를 봤다. El Camino de Santiago(야고보의 순례길)을 걸으려던 첫날 태풍을 만나 죽은 아들을 대신해 순례길을 걷는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아버지를 따라 El Camino de Santiago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는 하루종일 걷기만 해서 부르트고 터진 못생긴 발을 보여주진 않는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아름다운 스페인의 풍경과 여행길에서 만나는 좋은 사람들 뿐. 고생스런 순례길을 낭만으로 포장한 영화에 제대로 ‘낚인’듯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어졌냐는 교수의 질문에 나를 비롯한 강의실의 학우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었다.

  영화를 보고 돌아온 날은 저녁 내내 눈을 감으면 스페인이 펼쳐지고 손에는 노트북과 원고 대신 배낭과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다. 어떻게 하면 스페인에 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순례길에 다녀오면 최근 몸을 지배하는 무기력함을 털어내고 모든 것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고민을 하던 중 불현듯 나는 이미 1년 전부터 나의 El Camino de Santiago를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영화와 달리 현실은 가차 없어서 설마 그 길이 이 길과 같다는 것을 눈치재지 못했을 뿐 나는 이미 순례길 위에 서 있었다.

  2주에 한번 찾아오는 마감이 징그럽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든 신문은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글을 쓰고, 취재를 하는 도중에는 이런저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맺는다. 2주의 결과물인 신문이 나오면 기자에겐 원고료보다 특별한 선물이 된다. El Camino de Santiago를 걷는 순례자들에게 주요 지점에 도착할 때마다 여권에 찍어주는 도장과 2주에 한번 발행되는 덕성여대신문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이 값진 도장을 받아내면 또 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순례길이 펼쳐진다. El Camino de Santiago까진 갈 필요도 없었다.

  덕성여대신문이라는 순례길 위에 선 나를 발견하자 최근 나를 지배하던 무기력의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1년간 이제껏 걸어본 적 없는 긴 거리를 걸으며 지쳤던 것이다. 언제쯤 이 아픈 다리를 다잡고 일어나 다시 열심히 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아직 반도 걷지 못한 시점에서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선 이 순례길을 걸을 수 있는 데까지 걷고 꽉 찬 여권을 들여다 볼 날에는 ‘나도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었으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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