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표절, 그냥 넘겨선 안 된다
대학생 표절, 그냥 넘겨선 안 된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04.15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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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위공직자나 유명인들뿐만 아니라 대학교수에게도 논문 표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쓴 논문 상당 부분을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재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자기표절’, 남의 표현을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사용하는 ‘짜집기’ 등의 표절을 행해 대중에게 비난받고 있다.

  그러나 논문 표절은 최근에 나온 문제가 아니라 학계에서는 암묵적으로 용인됐던 사항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2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논문 표절 가이드라인 모형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표절에 해당된다.

과제 할 때 행하는‘복사+붙여넣기’
표절에 해당되지만 학생들 죄의식 없어
대학 자체적인 표절 윤리의식 교육 필요해

 


 

  대학생이 제출한 과제에는 ‘표절’이 빠지지 않는다 
  대학생들도 ‘표절’의 늪에 빠져있다. 이는 학생들이 과제를 하는 방법에서 알 수 있다. 우리대학 사회대에 재학 중인 한 학우는 “과제할 때 필요한 자료는 뉴스기사나 논문을 많이 인용해 쓰고 있다”며 “참고문헌은 쓰려고 하나 대부분 빼먹고 안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연대에 재학 중인 또 다른 학우는 “과제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책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쓰거나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복사해 쓸 때도 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별다른 제재나 인용 표시 요구는 없었다”고 답했다.

  우리대학 학우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대학생 사이에도 표절은 만연해있다. 문헌정보 처리기업 무하유가 표절 방지 시스템 ‘카피킬러’를 사용하는 대학생 1,013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어디서 표절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인터넷 검색을 통한 웹 문서(61%), 온라인 지식거래 사이트(25%), 논문 및 저널과 같은 학술자료(8%) 등을 참고한다고 답했으며 원문에 타 문장을 가져다 일부를 첨삭 또는 변형, 여러 자료를 조금씩 짜깁기, 인용구 없이 원문 그대로를 표절한다고 답했다.

  대학생들이 표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대학 정진수(문헌정보) 교수는 “미국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표절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표절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표절인지 아닌지에 대한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표절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표절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표절 방지 시스템 도입’ 등
  표절 근절에 나선 대학들
  현재 일부 대학들은 표절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 표절 바로잡기에 나섰다. 중앙대는 이번 학기부터 블랙보드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하버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의 표절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국대는 수업과제 표절방지 기능을 추가해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동일 수업 학생들의 과제파일, 전년도 전체 강좌의 수업 과제 파일, 인터넷에 올라온 파일과 비교해 표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균관대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이용하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하면 표절 여부와 비율이 드러나는 표절 방지 솔루션을 탑재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성균관대는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균 프레시맨 세미나> 강의에서 1주~2주 동안 논문 표절 방지에 대한 내용의 수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경영학원론’ 강의에는 ‘표절추방위원회’가 있다. 이는 표절방지 시스템에 교수와 학생의 노력이 더해 표절을 근절하려는 위원회로 표절추방위원회에 속한 학생들이 과제 속 표절 여부를 검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표절추방위원회를 만든 서울시립대 손정훈 경영학과 교수는 “흔히 ‘복붙’이라고 복사+붙여넣기 식의 리포트를 학생들이 많이 내는 것을 보고 이를 하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표절추방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이로 인해 표절을 줄이는 데 크게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우리대학은 현재 표절에 관한 정책 없어
  표절 교육은 담당교수에게 맡겨진 상태
  현재 우리대학은 표절에 대한 아무런 규칙이 없는 상태다. 교무과 연경모 담당자는 “과제나 논문의 표절은 교수의 담당이며 교무과에서는 과제 표절과 관련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졸업논문 또한 교무과에서는 졸업논문 패스/논패스 결과만 졸업여건에 반영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타 대학처럼 표절 방지 시스템을 우리대학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자 연경모 담당자는 “구체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없으며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물론 우리대학에서도 <이해와 소통 글쓰기> 강의를 통해 1~2학년 학우들에게 글쓰기를 강조하면서 인용하는 방법 등을 알리고 있다. <이해와 소통 글쓰기> 강의계획서를 살펴 본 결과 강의에 이용되는 책의 한 부분으로 표절 등 글쓰기 윤리를 배우고 있지만 대부분 1~2시간 안에 끝내거나 배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글을 쓰는 방법에 중요도가 높아 표절에 대한 교육은 부록처럼 여겨지는 <이해와 소통 글쓰기>는 표절을 예방하는 우리대학만의 체계적인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대학에서 표절 방지 시스템을 도입해 표절을 줄이는 것에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표절 방지 시스템만이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최선책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표절 방지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표절을 하지 않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하겠지만 남의 것을 훔치는 절도처럼 범죄에 해당하는 표절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잡아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무하유에서 한 설문에 따르면 “표절·인용과 관련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97%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대학생들의 표절과 관련한 윤리의식 부족은 앞으로 표절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를 막기 위해 대학 내에서 표절 예방, 윤리의식 고취를 위한 자체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제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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