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글을 인용할 때는 그 사람의 생각이라고 밝혀야”
“남의 글을 인용할 때는 그 사람의 생각이라고 밝혀야”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04.15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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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호 교수에게 듣는 표절의 유형

▲ 양정호 교수가 <글쓰기의 원리와 실제> 책을 보면서기자에게 표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표절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경계는 모호하다. 이에 양정호(국어국문) 교수를 만나 <글쓰기의 원리와 실제>(양정호, 김윤선, 육민수, 김창원, 이봉호 저) 책에 나온 ‘표절의 예’ 부분을 통해 이 글이 왜 표절인지, 어떻게 하면 표절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원문)

닭은 오랜 세월 우리 인간이 오로지 알을 잘 낳도록 인위선택하여 만들어낸 ‘괴물’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세계 어느 나라 닭장이든 그 안에 있는 닭들은 거의 ‘복제 닭’ 수준이다. 그래서 일단 바이러스가 진입하면 몰살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철새들이 정말 닭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해주는지, 철새들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끄떡 없는데 왜 닭들은 힘없이 죽어나가는지, 그렇다면 닭들이 철새들로부터 무엇을 배워 실천해야 하는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
최재천, 「철새들을 위한 변호」


 

유형1)닭은 자연계의 동물이라기보다 알만 잘 낳도록 만들어진 괴물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세계 어느 나라 닭장이든 그 안에 있는 닭들은 면역력이 매우 약해져 있고, 그래서 일단 바이러스가 진입하면 몰살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철새들이 정말 닭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해주는지, 철새들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끄떡없는데 왜 닭들은 힘없이 죽어나가는지, 그렇다면 닭들이 철새들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
  원문의 문장을 똑같이 가지고 오지는 않았지만 원문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와 쓴 글이다. 이는 원문의 문장을 살짝 고쳐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표절에 해당된다. 원문의 문장을 똑같이 가져온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에 들어있는 중요하고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내 것이 아니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유형2)최근 칼럼에 나타난 최재천 교수의 생각은 주목할 만하다. 그에 따르면 닭은 오랜 세월 우리 인간이 오로지 알을 잘 낳도록 인위선택하여 만들어낸 ‘괴물’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세계 어느나라 닭장이든 그 안에 있는 닭들은 거의 ‘복제 닭’ 수준이다. 그래서 일단 바이러스가 진입하면 몰살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철새들이 정말 닭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해주는지, 철새들은 바이러스를 지니고도 끄떡없는데 왜 닭들은 힘없이 죽어나가는지, 그렇다면 닭들이 철새들로부터 무엇을 배워 실천해야 하는지 등을 연구해야 한다.

  최재천 교수의 견해인 것을 밝혔으나 이 글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최재천 교수의 견해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표절에 해당된다. 기본적인 동기는 최재천 교수의 글에서 따왔지만 읽는 사람에게 이 글은 글을 쓴 사람의 견해처럼 보일 수 있다. 이 글이 표절에 해당되지 않으려면 큰따옴표로 인용부분을 표시하거나 주석을 달아 이 부분은 최재천 교수의 견해라는 것을 밝혀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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