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진보 2013, 학외에서 진행
‘논란’ 진보 2013, 학외에서 진행
  • 손혜경 기자
  • 승인 2013.04.1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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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반대 여론에 학내에선 열리지 못해

  우리대학 총학생회와 청년미래교육원,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가 공동 주최하는 ‘진보 2013’ 강연회(이하 강연회)의 학내 개최를 반대하는 학우들의 여론이 들끓던 가운데, 지난달 29일 우리대학 학생처는 학칙 제62조 금지활동에 의거해 강연회의 학내 개최를 불허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칙이 강연회 불허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반발했고 지난 2, 3일엔 우리대학 내에서 △진보 2013 불허 방침 철회 △학생자치권 보장 △민주대학 사수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이틀 동안 홍승용 총장에게 현 사태와 관련해 면담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는 불발됐다. 현재 총학생회는 비민주적인 학칙에 의거한 강연회 불허는 헌법에 보장돼 있는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학교를 상대로 가처분소송과 민사소송을 신청한 상태다.

 


근본적인 문제는 쌍방 간 '불통'

강연회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쇄신 등 총학생회 짊어질 짐 늘어나


 

 

 

  강연은 학교 밖, 주최는 총학생회?
  강연회에 대한 총학생회와 반대 학우들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등 총 11명이 연사로 참여한 강연회가 학외로 장소를 옮겨 지난 5일에서 7일까지 3일간 열렸다. 본래 학내에서 강연회를 강행하려 했던 총학생회는 강연 첫날인 5일, ‘좋은 취지의 학술 행사가 마치 학생들 간의 갈등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학내가 아닌 우리대학 정문 앞 음식점에서 강연회를 열 것을 공지했다. 

  학내에선 강연회가 열리지 않았지만 정문에서 ‘진보 2013 반대’ ‘덕성캠퍼스의 정치적 중립’ 등을 주장하며 시위했던 학우들은 강연회 주최 명단에서 ‘덕성여대’ 총학생회를 제외시킬 것을 요구하며 더욱 격렬하게 시위를 이어나갔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학우는 “강연회 전날 2명이 메신저로 강연 반대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몇 시간 사이에 30명의 학우들이 동참했다”며 시위 참가자가 총학생회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모였음을 전했다. 반대 학우들의 시위는 강연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불통’ 총학생회, 논란에 불 지폈다
  총학생회는 강연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할 때부터 학우들의 요구에 대한 일관된 응답으로 ‘불통’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갈등은 학우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한대련 탈퇴 서명운동이 학생회칙 상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두 차례 좌절되면서 더 깊어져만 갔다. 

  총학생회를 향한 비판의 화살은 강연회 반대 학우들뿐만 아닌 각 단대회장과 과대표 및 부대표로 이뤄진 단대운영위원회(이하 단운위)에서도 날아왔다. 단운위는 총학생회가 거센 학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연회를 강행하는 태도를 비판하며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사태를 방관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는 한 학우는 “총학생회가 학내 여론에 맞서 강연회를 계속 진행시키며 강연회의 성격에 대한 문제는 오히려 덜 부각됐다”며 “강연회가 옳고 그름을 떠나 학내에 소동과 분열이 일어나고 대학의 대외적 이미지 손실이 우려될 정도로 문제가 커진 상황에 꼭 총학생회가 자신들의 신념만을 내세울 필욘 없었다”고 총학생회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총학생회는 학교와 학우들의 반대 여론, 단운위의 요구보단 강연회 강행을 선택했고, 이는 반대 여론에 서 있지 않던 학우들의 마음까지 돌아서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불필요한 소모적 감정싸움이

학내 구성원 간 분열 일으켜

사태의 본질 상실되기도   


 

감정싸움에 문제 본질 흐려질까 우려
  일각에서는 강연회와 관련한 논란이 상호 불신과 대립으로 이어지는 양상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기존 논란의 시작은 우리대학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강연회에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여하는 것
과 과거부터 회자돼왔던 총학생회의 정치적 행보였다. 그러나 강연회 반대 시위 당시 일부 학우들의 색깔론에 휩싸인 피켓팅과 감정적 대처가 외부로 보도되며 사태의 본질이 왜곡되기도 했다. 

  우리대학 자유게시판과 커뮤니티 듈립 상에서의 총학생회 구성원들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와 무분별한 인신공격, 욕설 등이 당면한 문제의 해결은커녕 학내 구성원 간 감정싸움을 부추겼고, 결국 논쟁은 사태의 중심을 벗어나 무조건적인 반 총학생회로까지 이어지는 양상도 보였다.

▲ 강연회 기간 동안 우리대학 정문은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스쿨버스로 봉쇄됐다.

 

 

  학교 측 강경 대응으로 긴장감 고조돼
  학교 측은 강연회의 학내 개최를 불허한다는 공문을 시작으로 강연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총학생회와 강연회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취했다. 

  강연회가 열리기 이틀 전에는 각 부처 처장과 단대 학장 등을 포함한 교무위원 일동이 담화문을 통해 강연회의 학내 개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강연회 첫날인 5일 오전에는 강연회 기간 동안 후문의 차량 통행과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통제한다는 사무처의 공고가 내려졌다. 강연회가 열리는 3일 동안 정문과 후문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교직원과 스쿨버스까지 동원되기도 했다. 

  이렇듯 학교 측의 대대적인 불허 방침 표명과 학교 인력이 투입될 만큼의 강경한 태도는 전례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학우들 간의 갈등을 중재해야 할 학교의 강경한 대처가 오히려 논란을 외부로까지 증식시킨 것 아니냐”며 학교 측 대처를 꼬집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총학생회 쇄신 필요성 수면위로 떠올라
  우여곡절 끝에 강연회는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총학생회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총학생회의 한대련 탈퇴 서명운동이 다시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지금이야말로 오랫동안 유지돼 왔던 운동권 성향의 총학생회가 대대적 쇄신 및 세대교체를 거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현 총학생회의 사퇴 요구까지 들려온다. 총학생회의 사퇴를 요구한다는 한 학우는 “총학생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반대 여론을 받아들여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 총학생회가 사퇴할 명분이 충분치 않고 총학생회의 대체자가 전무한 현재, 사퇴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인 듯 보인다. 

 

  강연회에 대한 논란이 한풀 꺾인 후, 총학생회는 ‘한대련 탈퇴 서명’을 주제로 면담회를 진행했고 그 결과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 전체학생대회가 열리기로 결정됐다.

  석자은(문화인류 4) 부총학생회장은 앞으로 총학생회의 행보에 대해 “학우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학우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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