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 느닷없이 떠나갔다
청춘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 느닷없이 떠나갔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3.05.13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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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서재
 
▲ 이명찬(국어국문) 교수 ⓒ이은영 기자

 청춘,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 시절을 뜻하는 단어다. 현재 우리대학 학우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이십 대들이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의 청춘은 스펙을 위해 보내는 시간들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후회없는 청춘을 보낼 수 있을까. 이명찬(국어국문) 교수와 추천도서 <청춘의 문장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 이명찬 교수의 추천도서 <청춘의 문장들>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이라 책 속에서 살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평소에 독서는 자주 하시나요  
  바빠서 독서를 자주 못하지만 5일에 한 권씩은 읽는 것 같다. 요즘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산문인데 산문은 시나 소설에 비해 작가들이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잘 펼쳐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해보고 싶어 산문 분야의 책을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다.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책을 읽으면서 보낸 시간을 ‘빈둥거렸다’고 표현했지만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대학생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생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이상하면서 안타까운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학생들이 어디에 시간을 보내나 봤더니 다 컴퓨터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이것을 통해 일상적인 대화 나누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뭔가 뒤집혀도 굉장히 잘못 뒤집혔다. 정말 학생 때는 하루에 한 두 권 정도 팍팍 읽어나가고 읽기 힘들면 친구들과 모여서 스터디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는데 정작 요즘 학생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라고 말한다.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모르지만 고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천도서로 <청춘의 문장들>을 선정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1년 사이에 읽었던 5~60권 가까운 산문집 중 <청춘의 문장들>은 젊어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또한 우리 고전의 내용을 인용해 고전 작가들에게서 본받을 만한 삶의 잣대와 생각의 틀을 끌어와 보여주는 것이 아름다웠다.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점을 보고 배웠으면 하는 마음에 <청춘의 문장들>을 읽어보게 하고 싶었다.

  <청춘의 문장들>의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청춘’은 무엇일까요
  김연수 작가는 자신의 청춘을 예로 보여주면서 ‘책 읽는 청춘’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요즘 20대가 다 그러하지만 앞이 보이지도 않고, 이 길을 걸으면 어떠한 결과가 나에게 다가올지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작가도 자신이 그러한 시기를 보내면서 앞으로 어떤 미래가 닥칠지 모르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책 속에 들어가 보냈던 청춘이 자신에게 가장 빛났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책을 통해 계속해서 답을 추구해가는 것을 보여주면서 내가 걸어간 길이 이러하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한 것 같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청춘’이란 무엇입니까
  암중모색(暗中摸索)이다. 내가 수업시간에도 흔히 하는 말이지만 20대 때야 말로 가장 자유롭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무엇을 하든 될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뒤집어 말하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때가 20대다. 왜냐하면 시간은 많은데 할 수 있는 자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시간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많은 시간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모색해가면서 내공을 쌓아가는 시기가 청춘인 것 같다.

  ‘서른 살 너머까지 살아 있을 줄 알았더라면 스무 살 그 즈음에 삶을 대하는 태도는 뭔가 달랐을 것이다’는 제가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게 본 구절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청춘의 문장들> 중 어떤 부분이 인상 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작가가 자신의 삶을 묘사하면서 과거 사람을 끌어오는 장면이 <청춘의 문장들>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자신의 옛 기억과 예전 사람들의 삶을 결합해 글을 엮어 내는 것이 공감됐는데, 특히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았다. <청춘의 문장들>을 읽으면서 다산이나 추사, 이덕무에 대한 김연수 작가의 초점이 나와 다르기도 하고 겹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을 비교해가면서 읽다 보니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했다.
또한 <청춘의 문장들>의 32개 소재 중 ‘내리 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과 ‘검은 고양이의 아름다운 귀울림 소리처럼’이 특히 공감하면서 읽었던 부분이다.

  “어둠을 보지 못했더라면 나는 아주 하찮은 조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어둠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제 몸으로 어둠을 지나오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어둡고 어두울 정도로 가장 깊은 어둠을 겪지 않으면 그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작가는 어둠을 마주했던 시절이 평생 잊히지 않는 수업이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어둠은 무엇일까요
  작가가 그때 당했던 괴롭힘과 무관심에 대한 고민과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김연수 작가는 산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고민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 어둠과 맞대결을 하고 나아가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허수경이라는 시인도 자신이 어렸을 때 많은 놀림을 당해 다락방에 박혀 울면서 보내던 어둠의 시간이 자기를 키웠다고 말한다. 그 어둠이라고 하는 것이 내면을 밝히게 되는 계기인 것이다. 밖이 화사하기만 하면 자기 안을 들여다 볼 시간을 못 가진다. 어렸을 때 어둠과의 대결이 필요하고 자기 힘으로 고민을 이겨내고 견뎌내는 것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가는 현재 그러한 상황에 있거나 20대를 어렵게 헤쳐 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누구도 아닌 자기 스스로 어둠과 맞대결해야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있다.

  책에서 보면 작가에게 재능을 더 열심히 살려보라고 권유하면서 작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 준 시인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저는 이러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왠지 모를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계속적으로 추구한다면 자신에게도 그러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메일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자신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예전보다는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그러한 기회를 만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관심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접근하면 누구라도 이러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김연수 작가는 “그럼, 다들 잘 지내시기를”이라는 말과 함께 책을 끝냅니다.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 것 같습니다
  ‘그럼, 다들 잘 지내시기를’ 이 말에서는 자신의 책으로 인해 인연으로 엮인 독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또한 독자들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하다.

 ‘교수님의 서재’소감을 남겨주세요
 ‘교수님의 서재’를 읽고 덕기자 페이스북(www. facebook.com/press.duksung)에 짧은 소감을 남겨주시는 분 중 한 분을 선정해 이명찬 교수님의 메시지가 적힌 추천도서 <에티카>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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