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균열이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
작은 균열이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
  • 여현경(문헌정보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3.05.13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 봄은 유독 더뎠다. 만물이 생동하는 삼월은 내리 겨울 같은 찬바람이 불었고, 피고도 남아야 할 사월의 꽃은 벚꽃행사가 시작될 때까지 고개를 내밀지 않은 채 추위에 얼어붙어 있었다. 꽃은 삽시간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가 이내 떨어져 버렸지만, 몰라보게 달라진 낮 길이와 주변 풍경이 우리로 하여금 드디어 봄이라는 설렘을 갖게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날이 따뜻해지기가 무섭게 요즘은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렵다. 드문드문 비가 내려 삼단우산이 가방 한 쪽에서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일기예보는 연일 우울한 비 소식을 전해줄 뿐이다. 아마 올해 들어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유독 튕김질을 하는 날씨라는 것 때문에 필자는 물론 이 글을 읽는 이들 마음 한 편이 아쉬움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관해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큰 원인으로 뽑는 것이 바로, 환경문제다. 온난화로 인하여 지구온도와 빙하가 녹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면서 한반도 또한 건기·우기화, 열대기후화 등 다양한 환경의 위험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과 안타까움이 점철된 상황에서 필자는 뉴스기사를 통해 분노할 만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다. 바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우리 강에 서식하는 다양한 멸종위기의 생물들이 그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4대강이 시행된 지 불과 3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한반도의 강 생태계는 더 얼마나 암울한 늪에 빠져야 한다는 것인가? 4대강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4대강은 시행 과정에서부터 문화재 훼손, 홍수 피해, 멸종위기종 폐사 등의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생태계 파괴라는 결과로 부실함을 증명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체계적 물 관리 시도 등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겠으나 주목할 점은 그로 인해 우리는 아주 중요한 것을 스스로 놓아 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그깟 물고기 몇 마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그깟 물고기 몇 마리는 곧 그깟 인간 몇 명쯤이 되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때 우리는 우리의 후대의 인간들에게 무엇이라 말해 줄 것인가. 아마 혹자는 한반도 내에서 생태계 파괴를 너무 비약적으로 증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작은 균열이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법이다. 앞으로 개인은 물론 나라와 국가 차원에서 생태계와 환경이라는 명제 앞에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