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적 기업문화에 경종을
수직적 기업문화에 경종을
  • 이수현 편집장
  • 승인 2013.05.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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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다. 바로 ‘남양유업 사태’다.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록이 대중에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녹취록에는 34살 영업사원이 50대 대리점 주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물품을 강매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빌미로 그간 남양유업의 횡포가 만천하에 낱낱이 공개됐고 대기업과 대리점이라는 수직적 갑을 관계에 사람들은 공분하고 있다.


  사건 직후 남양유업은 사과문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도리어 화를 불러왔다. 대표이사 명의로 작성된 사과문에는 가장 기본적인 대표이사의 이름도 빠져있는데다 ‘아울러 이번 통화 녹취록은 3년 전 내용으로 확인되었으며’와 같이 은근슬쩍 책임을 회피하려는 문구가 담겨있었다. 거기에 “본사는 몰랐다”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 언론플레이까지 더해지면서 국민들은 분노했고 남양유업의 불매운동은 가열됐다. 그 가운데 뒤로는 녹취록을 공개한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남양유업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사과는 진즉에 진정성을 잃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식품·유통업계는 제2의 남양유업이 될까 벌벌 떨고 있단다. 다급한 나머지 당장 이번 달 매출목표를 일시적으로 낮춰 주는 등 대리점 주 달래기에 나섰단다. 남양유업 사태는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단면인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민들은 우리나라 유통업계에 만연한 행태를 알게 됐다. 이 같은 횡포는 재고손실에 대한 부담이 큰 민간유통기업계에 관행처럼 자행돼 왔다. 기업의 도덕성은 철저히 배제된 채로 말이다.


  결국 이번 사태도 사건이 폭로되고 국민이 분노하면 급하게 규제안을 만드는 루트의 반복이다. 심지어 남양유업은 2006년에도 같은 사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던 전력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제 우리사회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 지경이다. 기업은 본인이 받는 소득과, 혜택이 누구로부터 나오는 지 재고해봐야 한다.
이 가운데 남양유업은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태 수습용 사과라는 비판 여론도 있지만 콧대 높은 대기업이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이것이 우리사회 수직적 기업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촉발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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