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와 지속가능성
대학평가와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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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5.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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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재정지원 제한대학이 발표될 때마다 해당 대학은 부실대학의 낙인을 받은 듯 큰 충격에 휩싸여 왔다. 올해도 여전히 수도권의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선정할 때 중요한 지표는 전임교원 확보율과 취업률이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취업률이다. 수도권 대학들 사이의 차별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약대가 약학전문대학으로 전환되어 우리대학의 약대 졸업자는 2년간 급감한다. 그래서 재정지원 제한대학이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상황이다. 이번 학기에 신임 총장이 취임하고 본부가 구성되었기에, 우리대학은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대학 당국은 당연히 지표 관리에 힘써야 한다. 특히 취업률(6월 1일 기준) 향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시점에서 대학평가와 지표의 불합리성을 말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급한 상황에서도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반성과 성찰이 바로 일반기업과 차별화되는 대학의 본성이다. 성찰하지 않는 대학은 결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시류를 따라 뭔가 열심히 했는데 남는 것이 별로 없게 된다. 현 시점에서 대학 공동체는 지표가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와 평가가 내용을 뒤흔드는 ‘왝더독’을 경계해야 한다. 학내 취업을 늘리고 편법적인 무리수를 통해 취직을 학생에게 강요하는 대학들은 당장 한 해를 넘길 수는 있겠으나, 그 다음해를 장담할 수 없다. 대학은 한 명의 졸업생을 취업자 0.08%라는 숫자로만 대해서는 안 되며, 숫자 뒤의 개인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꿈과 인격, 그리고 개성을 가진 개인을 발견하고 학생이 장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전임교원 확보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지라도 전임교원을 많이 임용해야 한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과 대학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키는 정도이다. 물론 우리대학은 여러 지표 관리에서 비교적 정도를 지키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위기 상황에서도 중심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최근 약 10년 동안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본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표 관리에 내몰리고 있다. 자신만의 특장점을 살려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인 결과에 대한 평가를 받는 상황이 아니다. 지표는 단기 성과만을 나타내며 수시로 변한다. 새 정권은 대학평가의 개념과 방법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또한 일자리 창출은 정부와 기업의 몫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을 취업률에 의해 줄 세우는 일은 결국 의자 뺏기나 폭탄 돌리기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며, 대학을 황폐화시킨다.


  우리대학 당국은 지표 관리와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양립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지표 관리에 힘쓰면서도 지표 이면의 개인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기를 바란다. 지표 관리는 학생과 교수, 직원 각자가 대학에 만족하며 개인의 발전을 이루는 것과 연결돼야 한다. 그래야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며, 성공적인 지표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대학 평가와 지표 관리가 덕성 공동체 구성원 각자에게 자신의 발전에 대한 각성을 일깨우며 적극적으로 대학발전에 동참하는 마음을 이끌어내는 순 기능을 가지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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