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금융산업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 장욱 (경영) 교수
  • 승인 2013.05.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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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은 돈의 흐름을 다룬다. 우리가 돈을 은행에 맡기고 은행이 이 돈을 기업에 사업자금으로 지원함으로써 경제가 전체적으로 잘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금융이다. 우리는 흔히 실물경제를 사람의 몸에, 그리고 금융을 몸 안을 흐르는 혈액에 비유한다. 혈액은 몸 자체는 아니지만 체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 인체기능이 향상된다. 또한 몸은 혈액의 도움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영양분을 공급받거나 노폐물을 배출할 수 없다. 이는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과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1960년대 개발경제 시대에 정부의 계획에 따라 성장 추진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발전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관치적 성격이 아직도 강하고 금융인은 공무원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성격은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뀌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금융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아직까지 공공부문에 취업하는 것과 다소 비슷한 느낌을 가진다. 공공부문은 안정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여러 대기업들이 망하고 재벌도 망한 사례가 있지만 국내은행은 단 한 번도 망한 사례가 없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경제개발 초기 정부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 중심으로 발달되어 왔다. 정부가 정책자금을 배분하는데 있어 자본시장보다는 은행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후 자본시장이 많이 발달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자금시장 규모나 역할을 본다면 간접금융이 직접금융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시장이 발달된 미국식 재무이론에 따르면 암묵적으로 증권시장의 비중을 높게 다루고 있고 이는 학생들에게 막연히 증권회사에 취직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과 우리나라 사이 금융시장의 구조는 매우 다르다. 다만 금융시장의 규모만을 가지고 금융회사의 우열을 판단하는 것은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의 비중이 큰지를 알고 난 후 판단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다.

  금융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을 금융인이라고 한다. 금융인은 돈을 다루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성과 성실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금융인은 보수가 높고 안정적인 처우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돈을 다루는 전문성은 합리적 사고와 고도의 수리적 능력을 요구하지만 전통적 상거래 관습을 존중하기 때문에 과거를 부정하는 창조적 전문성보다는 과거지식을 계승하는 안정적 전문성을 요구한다. 성실성은 금융인에게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속성인데, 금융시스템이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구성원에게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강조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내 주관적인 판단으로, 이 능력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성실성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금융업계에서 여성 전문인력의 비중은 높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과거 전통적 사회구조 하에서 남성 위주로 인력이 편성되어 있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점차 사회구조가 선진화되면서 금융산업으로 여성인력의 진출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무이론을 전공하고 금융회사에 오랜 기간 근무한 사람으로서 덕성여대 학생들에게 향후 금융회사에 취직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여성인력들에게 매우 적합한 분야이다. 하지만 학생들을 지도해본 결과 금융권에 취업하고자 하는 의지와 취업할 수 있는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 왜 적성에 맞고 근무여건이 좋은 분야에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회계와 수리적 전문성을 갖추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 사회는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분야에 진출하든지 전문성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다. 오히려 금융은 이미 오래 전부터 체계화되어 있어서 전문지식을 대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울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리한 것이다. 향후 더 많은 학생들이 금융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금융회사에 취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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