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타고 내려와? 우이천 타고 내려와!
빙하 타고 내려와? 우이천 타고 내려와!
  • 손혜경 기자
  • 승인 2013.06.1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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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문동 주민’ 둘리, 도봉구 상징으로 떠오른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음음,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이 노래. 바로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곡이다. 누구든지 한 번쯤 주제곡의 몽환적인 전주에 이끌려 TV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둘리에 푹 빠졌던 적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때로는 고길동을 향한 짓궂은 장난으로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둘리. 마냥 개구쟁이 같던 둘리가 올해 서른 살을 맞았다.

  둘리는 1983년, 원작자인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가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에 <아기공룡 둘리>를 연재하면서 탄생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아기공룡 둘리는 이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국민만화’로 발돋움했다. 1996년에는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이 만화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5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기공룡 둘리는 세련된 일본발 만화 캐릭터들이 국내 만화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때 당당히 국산 만화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둘리 탄생 30주년, 여전히 우리 가슴에
  둘리가 태어나고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람들 마음 속엔 둘리에 대한 추억과 감동이 진하게 남아있다. 최근 인터넷상에선 ‘고길동은 서울에 80평짜리 자택을 소유한 상류층이었다’부터 ‘고길동은 인내력이 성인군자 수준이었다’ ‘둘리는 육식공룡이지만 둘리 엄마는 초식공룡이다’까지 아기공룡 둘리 속 캐릭터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영화 <부당거래>의 명대사인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를 패러디한 ‘호이가 계속되면 그게 둘리인 줄 알아요’는 유행어로 떠오르며 네티즌들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왜 아기공룡 둘리가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민만화인지 알 만하다.

  서울특별시 도봉구 쌍문동 2-2
  둘리와 쌍문동. 뜬금없어 보이는 이 조합은 무엇일까? 만화 속 둘리가 얹혀살던 고길동의 집, 바로 그곳이 현재 우리대학이 자리하고 있는 도봉구 쌍문동이다. 둘리는 빙하에 갇혀 서울을 표류하다 한강과 중랑천을 거쳐 우이천을 타고 내려와 쌍문동에 정착했다. 만화의 공간적 배경이 쌍문동인 이유에는 원작자 김수정 작가의 영향이 컸다. 김 작가가 아기공룡 둘리를 그릴 당시 20년 넘게 쌍문동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익숙한 쌍문동 풍경이 모티프로 작용했던 것이다. 


▲ 둘리와 고길동의 딸 영희가 우이천변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

 

  그러나 도봉구 쌍문동이 둘리의 고향으로 인정받기까지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03년, 국제만화축제 등을 개최하며 ‘만화 도시’로 지역 브랜드화에 힘쓰고 있는 부천시가 둘리에게 부천시민으로서 명예주민등록증을 발급한 것이다. 우리나라 만화의 중심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천시는 매년 지하철 1호선 송내역 부근 ‘둘리의 거리’에서 둘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2007년 도봉구도 고길동과 둘리 가족에게 ‘서울특별시 도봉구 쌍문동 2-2’라는 주소로 명예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하며 둘리의 고향이 쌍문동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둘리, 한국과 도봉구의 문화 브랜드로
  현재 둘리의 고향은 부천시보다는 쌍문동이라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김수정 작가가 아기공룡 둘리를 그린 곳이 쌍문동일 뿐만 아니라 아기공룡 둘리 원작에서 고길동의 동네가 쌍문동으로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봉구는 고길동과 둘리 가족을 쌍문동 주민으로 인정한 이후 지금까지 둘리가 도봉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도봉구청은 최초로 김수정 작가와 둘리 이미지 무상 사용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올 2015년에는 쌍문근린공원 내에 ‘둘리뮤지엄’을 포함한 ‘둘리테마파크’를 완공해 아기공룡 둘리 관련물 전시와 애니메이션 원리 체험, 문화 공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열린 둘리뮤지엄 기공식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둘리뮤지엄이 일본의 지브리 박물관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수정 작가 또한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의 나래를 펼치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기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둘리는 도봉구의 문화적 자원으로, 둘리뮤지엄이 문화소외 계층에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둘리의 지역 브랜드화와 새로운 문화 공간의 탄생을 응원했다.

▲ 2015년 완공될 둘리뮤지엄의 조감도. 둘리의 옆모습과 둘리의 이름에서 착안한 숫자‘2’를 건축 디자인에 반영시켰다. (제공 : 도봉구청)

  아기공룡 둘리 극장판의 새로운 속편인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 대침공>이 올해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국내 반응이 좋으면 해외 시장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둘리의 제2의 전성기가 머지 않은 이 시점에 앞으로 도봉구와 둘리의 지속적인 협력이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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