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 -어머니-
나는 이렇게 읽었다 -어머니-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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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에는 유난히도 많은 기념일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마음이 가는 날은 어버이날이 아닐까 싶다. 이날은 우리의 부모님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되돌아보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해체의 위기를 어머니의 끈질긴 사랑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어머니'는 김정현의 '아버지'에 이은 두 번째 소설이다. 제목은 '어머니'지만 이 소설은 어머니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린 딸과의 화해의 과정도 눈물겹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 또한 이기적인 현대인의 타인에 대한 냉소를 녹이는 감동을 안겨준다.

  혜경(어머니)은 남편이 사업 실패로 가족을 떠나자 자식을 져버리지만 다시 아이들을 찾고 가정을 일으키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특히 자식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자식 앞에 당신을 한없이 버리고 낮추는 그녀의 모습은 눈시울을 적신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딸 은수는 어머니에게 쉽게 맘을 열지 못하지만 결국 그녀의 간절한 마음 앞에 눈물을 보이고 만다. 딸들의 마음은 다 이런 것일까? 괜한 자존심으로 부모를 미워할 때가 가끔 있다. "너희는 너희 가슴의 상처만 생각하지? 그렇지만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의 상처는 차라리 지옥이야." 라는 혜경의 울부짖음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 어머니의 마음이겠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찡해온다.

  어머니는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혜경, 그녀의 절친한 친구,  혜경의 딸 은수 그리고 은수의 친구는 각자 위치는 다르지만 여자로서 그녀들은 세상의 희망을 대변한다. 희망이 있기에 그들은 절망하지 않고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것이다. 결국 이야기는 아버지를 다시 찾고 가족이 다시 뭉침으로서 끝을 맺게 된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의 상태에 있었지만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와 정성으로 눈을 뜨게 된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이들 가족에게 더 이상의 슬픔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미워하고 슬퍼해야 했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믿을 수 있었고 또 다시 뭉칠 수 있었다.

  끝은 행복이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소설은 끝이 아니다. 이들 가족에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행복의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할 뿐이다. 다시 시작하기 위한 출발선 앞에 선 혜경의 가족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책의 마지막에 '진정 소중한 것을 곁에 두고서 그것을 알지 못해 허둥거렸었다'라는 말이 나온다. 가족 안에 사랑을 알지 못해 허둥거렸던 많은 시간들. 이제 영원히 부서질 수 없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시간이 존재할 뿐이다. 소설 '어머니'는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하기보다는 그저 미처 우리가 가볍게 묻어두고 지내던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대한 기억을 꺼내보게 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김하영(국문3) 독서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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