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입시전쟁, 편입학
제2의 입시전쟁, 편입학
  • 류지형 기자
  • 승인 2013.10.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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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경쟁률 매년 증가, 근본적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

  최근 편입학 전형을 두고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고 말한다. 해마다 27만 명의 대학생이 대학을 다니면서 다른 대학으로 편입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편입에 성공하는 학생은 10%인 2만 7,0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편입학 전형으로는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이 있다. 일반편입은 1·2학년 정원 범위 내에서 여석이 발생할 때 대학에서 2년 이상 수료한 자를 3학년으로 모집·선발하는 방식이다. 학사편입은 학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고등교육법시행령에서 정한 비율 범위 내에서 3학년으로 모집·선발한다. 편입생들은 학사학위가 있어야 하는 학사편입보다는 일반편입을 선호하며 경쟁률 또한 2배 이상 높다.

작년 편입 모집인원 대폭 축소, 늘어나는 편입 경쟁률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작년 4월 대학의 일반편입학과 학사편입학 전형의 모집비율과 선발 횟수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대학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정원 내 일반편입학 여석 산정 기준이 변경됐으며 전기와 후기로 연 2회 실시한 정원 외 편입학은 연 1회 전기로 축소됐다. 단 재외국민 및 외국인 후기 편입은 유지된다. 또한 2014년부터는 학사편입학 모집인원 제한 비율을 축소할 예정이다.

  대학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은 대학생들의 지역 대학 기피현상이 두드러져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돼 수도권 대학의 교육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지역 대학은 재학생이 줄어 학교 운영이 곤란해지기 때문에 마련됐다. 이에 따라 2013년 서울 소재 주요 10개 대학의 일반편입 기준 편입학 모집인원은 897명으로 전년 1,464명에 비해 38.7% 감소했다. 고려대의 경우 2012년도에는 159명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22% 감소한 124명을 모집했다. 서강대는 일반편입 모집인원을 작년보다 86%나 줄였고, 중앙대는 82%, 홍익대는 78%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들 대학뿐만 아니라 편입생들이 선호하는 서울 주요 대학들의 편입인원도 일제히 축소돼 자연스럽게 경쟁률이 높아졌다. 서강대의 경우 1명을 뽑는 신문방송학과에 148명이 지원했으며 중앙대는 2명을 뽑는 역사학과에 421명이 지원해 210.5: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는 136:1, 숭실대 경영학과는 128:1을 기록 하는 등 주요대학의 일반 편입 경쟁률이 100:1을 쉽게 넘겼다.

 

 

학사편입 경쟁률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일부 편입 준비생들은 일반편입 인원 축소로 인해 학사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4년제 학사학위를 소유한 사람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학사편입은 일반편입보다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사편입 또한 2014학년도부터 학사편입 선발 비율 축소로 인해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해 연도 입학정원의 5% 이내, 당해 학년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10% 이내였던 학사편입학 모집인원 제한 비율을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14년부터 각 2%이내, 4%이내로 현행보다 축소할 예정이다. 단 간호 인력, 교원 양성 등 국가적 인력수급 관리가 필요한 분야는 현행 학사편입 선발 비율을 종전과 같이 유지한다.

  편입 준비생 강성진(남. 24) 씨는 “올해 편입시험을 봤으나 높은 경쟁률로 인해 편입 재수를 준비 중이다”며 “취업은 학벌중심이면서 상위권 대학으로 가는 편입을 축소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편입 준비생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편입학 정원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지방대에서 학생들의 도미노 이탈을 막기 위해 편입 규모를 줄여달라고 계속 요구해왔다”며 “혼란을 막기 위해 학사 편입 정원은 시차를 두고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편입학 지원인원 증가해
  우리대학의 경우 올해 편입학 일반편입 전형 경쟁률은 113명 모집에 2,747명이 지원해 총 경쟁률 24.31:1을 기록했다. 2012년 일반편입 경쟁률이 24.3%로 77명 선발에 1,871명이 몰린 것에 비해 올해 일반편입 입학정원은 1.5배 가까이 늘어났으나 지원 인원 또한 늘어 경쟁률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작년 4월 교과부에서 발표한 ‘대학 편입학 제도 개선방안’이 우리대학에 유리한 부분으로 개선되어 일반 편입 선발 인원을 늘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학사편입은 입학정원이 작년과 동일한데 비해 지원자가 급증해 2배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학사편입은 64명 선발인원에 601명이 지원하여 9.39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학사편입은 64명 모집에 1,231명이 지원해 총 경쟁률 19.23:1을 기록했다.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는 편입학, 대학서열화로 이어져
  교과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은 수도권 112%, 비수도권 109%로 큰 차이가 없는데 반해, 편입학 선발 결과를 포함하는 3학년 재학생 충원율은 수도권 118%, 비수도권 98.6%로 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편입학을 통해 학생들이 점차 수도권 대학으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입시험을 준비하는 이남용(남. 23)씨는 “수능 성적에 맞춰 소위 말하는 ‘인 서울 대학’에 진학했지만 취업이 다가오자 학벌이라는 벽에 부딪혀 결국 서울권 상위권 대학 편입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주요 대학 편입자 중 전문대 출신자는 감소하고 4년제 대학 출신자는 증가해 일부 상위권 대학(고려대, 성균관대, 숙명여대)의 경우 4년제 출신이 90%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서울권으로의 편입 연쇄이동으로 인해 대학서열화로 이어져 학벌주의 편입학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편입을 권장하는 학벌주의사회
  실제 편입생들이 높은 경쟁률을 무릅쓰고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편입하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사회 전체에 만연한 학벌주의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올해 우리대학에 편입한 한 학우는 “지방 소재 4년제 대학을 다녔지만 주변 시선이 의식되었다”며 “과가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전과를 하면 되지만 학교 이름은 평생 따라가기 때문에 편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편입 준비생은 “편입으로 인해 지방대학에서 수도권대학으로 학생들이 유출되는 것은 걱정되지만 취업에서 성공하려면 학교 간판이 중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동훈 국민대 법대 교수는 “대학의 서열화로 인한 학벌주의는 현실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편입학을 ‘학벌세탁’이라 칭하며 과도한 편견을 갖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러나 개별 대학에서 학교 분위기나 소속의식에 영향을 줄 정도로 편입준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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