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생 90%가 B학점 이상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생 90%가 B학점 이상
  • 이은영 기자, 장우진 기자
  • 승인 2013.10.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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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학점인플레이션, 근절 위해 노력 중

지난 8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이 발표됐다.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과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지표 안에는 대학별 학점관리 현황도 포함돼 있다. 교육부에서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선정할 때 B학점 이상 비율이 낮은 대학일수록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학점 분포 비율은 각 대학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나 이러한 제한을 통해 학점인플레이션을 줄이려는 추세다.


  전년도에 비해 A·B학점 분포 비율은 줄었으나
  재학생과 졸업생은 여전히 많은 차이 보여

  학점인플레이션은 대학에서 학점을 후하게 주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4월 26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3년 4월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73개교의 2012학년도 재학생이 각 교과목에서 취득한 성적 분포에서 B학점 이상 취득한 학생 비율이 71.9%(A학점 35.0%, B학점 36.9%)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73개교의 2012년 8월, 2013년 2월 졸업생의 졸업 성적 분포를 살펴보면 B학점 이상 취득 학생 비율은 90%(A학점 33.2%, B학점 56.8%)에 이른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B학점 이상 취득 학생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각각 1.1%, 0.3%로 감소했으며 교육부는 이 현상에 대해 “대학이 학사관리 및 고등교육의 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학생과 졸업생의 B학점 이상 취득 학생 비율이 각각 71.9%, 90%로 약 18%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교육부는 “졸업생이 취업과 진학 등의 이유로 재수강, 학점포기 등을 포함해 학점관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주요 대학의 성적 분포 상황은 어떨까. 대학알리미 정보공시에 올라온 2012년 2학기 전공과목 성적평가 분포 중 B학점 이상 취득 학생 비율은 △서울대(84.5%) △연세대(77.7%) △고려대(76.7%) △서강대(73.9%) △중앙대(74.4%) △서울시립대(81.6%) △이화여대(81.8%) △경희대(83.2%) △한국외대(78.8%)로 대부분의 대학이 평균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와 한국외대는 A학점 비율이 50% 이상으로 타 대학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졸업생의 졸업 성적 분포 중 B학점 이상 취득 학생 비율을 살펴보면 △서울대(98.2%) △연세대(91.8%) △고려대(96.1%) △서강대(91.4%) △중앙대(91.8%) △서울시립대(97.5%) △이화여대(97.8%) △경희대(96.7%) △한국외대(99.2%)로 이 또한 평균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A·B학점이 대부분인 성적 분포 상황으로 보아 여전히 학점인플레이션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점받기 쉬운 ‘꿀교양’ 찾아가는 대학생들
  학점인플레 여전하나 자체 노력으로 완화 추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취업문제가 학점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대학생들의 학업 능력은 특별히 향상되지 않았으나 높아진 취업의 벽에 대학들이 취업률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경쟁적으로 학점을 후하게 주는 경향에 따라 대학생 전반의 학점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대학과 학생 모두 취업이 간절하겠지만 학습 결과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도 학생의 권리다. 본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높은 학점을 부여하는 학점인플레이션은 개선돼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학점인플레이션이 심화됨에 따라 남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일명 ‘꿀교양’에 학생들이 몰리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대 1학년 이예원 학생은 “소신껏 선택한 과목을 듣는 편이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알지만 취업에 있어 학점관리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를 포함해 주위 동기들도 어렵고 과제가 많은 과목보다 흥미는 없더라도 학점 잘 주는 과목을 선호한다”며 학점 때문에 듣고 싶은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경험을 말했다. 취업전선에서 다른 학생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고학점을 받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런 인식과 달리 이미 몇 년 전부터 취업가에서는 학점의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구직자가 B학점 이상의 성적으로 졸업하면서 이전에 비해 학점이 변별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학점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지난 몇 년간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및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선정의 평가지표에 학사관리 상황을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본래 절대평가를 실시해왔던 연세대, 성균관대, 동국대를 비롯한 대학들이 학내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상대평가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임 연구원은 “최근 다수의 대학이 학점인플레이션의 해결방안으로 상대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평가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상대평가는 고등교육의 평가방식으로 적합하지 않으며 학점인플레이션은 해소하더라도 이후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완전한 해결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대학의 A학점 비율 최대 30~45%
  내년부터 완화 상대평가 비율 축소해 지표개선

   우리대학의 2012년 2학기 전공과목 성적평가 분포 중 B학점 이상 취득학생 비율은 79.7%(A학점 37.1%, B학점 42.6%)이며 2012년 기준으로 졸업생 졸업 성적 분포 중 B학점 이상 취득학생 비율은 96.2%(A학점 36.7%, B학점 59.5%)이다.
대학평가에 학점 비율이 반영됨에 따라 우리대학 역시 학점인플레이션 완화에 이전보다 힘쓰고 있다. 우리대학은 지정된 특별한 경우에는 절대평가를 실시할 수 있지만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대학 학칙 시행세칙 제15조(성적평가)는 A와 B학점 비율에 대해 일반 상대평가 과목의 경우 A학점은 10~30%, B학점은 15~40%까지 부여 가능하도록 규정해왔다. 한편 예술대 등 실기과목, 실험·실습과목, 교직과목, 교육실습과목, 4학년 2학기 전공과목 중 15명 이하 수강과목 및 외국인교수과목 등 완화 상대평가 과목의 경우 A학점은 최대 45%, B학점은 최대 55%까지 부여할 수 있도록 비율을 완화해왔다.

 

  그러나 2014학년도부터 우리대학 학칙시행세칙개정(안)에 따라 완화 상대평가 과목의 A, B학점 비율을 각각 5%씩 축소하도록 변경된다. 이 같은 개정에 대해 대학 측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 지표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처가 지표에 있어 비교 대상이 되는 재학생 5천에서 1만 규모 대학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실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학점인플레이션 지표 순위는 15개교 중 11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교무과 연경모 담당자는 “지표에서 1위에 해당하는 서강대는 우리대학과 마찬가지로 A학점의 비율을 최대 3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완화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대학은 서강대에 비해 학점을 후하게 주는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 담당자는 “여러분의 모교인 덕성여대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하는 일인 만큼 학생들이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학우들의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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