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는 것의 반대는 뻔뻔함이다
쪼는 것의 반대는 뻔뻔함이다
  • 손민지 기자
  • 승인 2013.11.04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북한산에 등산하러 지나가던 길에만 보던 학교를 이렇게 직접 강연하러 와보네요. 오늘 여대에 강연하러 간다고 하니 다들 부러워하더라고요(웃음). 일단 <강신주의 다상담>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주제로 크게 두 권으로 나뉘어 있어요. 이번 강연의 주제는 두 번째 책에 관한 것인데 ‘쪼는 것의 반대는 뻔뻔함이다’라는 주제가 책의 내용과 잘 맞는 것 같아서 주제를 정해준 덕성여대신문사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싸우려면 고상한 상대와 싸우세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절대 닮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곤 해요. 그런데 의외로 싫어하는 사람, 대립하는 사람을 닮아가요. 예를 들어 자신이 싫어하는 상대가 나에게 해코지를 했어요. 그러면 그게 싫어서 그 사람이나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해코지를 하게 되죠.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그 사람을 닮아가게 됩니다. 쓰레기 같은 사람과 싸우면 같은 쓰레기가 돼요. 고상한 사람과 싸우세요. 아, 물론 싸우지 않는 것이 제일 좋죠(웃음).


  금지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저는 등산을 참 좋아합니다. 가끔 등산하다 보면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말이 있어요. ‘출입금지’. 여러분도 부모님이,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하면 괜히 하고 싶어지지 않나요? ‘금지’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기 때문이에요. ‘금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욕망을 불러일으킵니다.
  현대 사회는 무척 음란해요. 성적인 것을 금기시하고 억압하다 보니 그 속에서 점점 음란해지는 겁니다. 이러한 통념을 깨야 해요. 스킨십은 남녀 관계의 도착점이 아니라 시발점이 될 수 있어요. 무턱대고 스킨십을 추구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통념에 의해 억압받지 말라는 겁니다. 여러분 연애하실 때 흔히 말하는 밀당(밀고 당기기) 하시죠? 밀당도 금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말을 다 들어주지 마세요.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모두 들어주다 보면 계속해서 부탁하고 금방 질려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관계는 끝이 나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금지’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상처가 쌓여야 더 나아갈 수 있다
  영화를 정말 진지하게 백 편을 본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백한 번째 영화를 볼 때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전에 보고 분석한 백 편의 영화를 토대로 백한 번째 영화를 보기 때문이에요.
  모든 형용사들은 비교로부터 옵니다. 더 좋은 경험,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인생을 위해서는 영화, 사랑, 여행 등등 모든 것을 많이 경험해봐야 해요. 연애도 마찬가지예요. 여러분의 현재 남자친구와 미래의 남자친구를 비교해봅시다. 여러분은 당시에 둘 다 좋은 남자친구라고 생각해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누가 더 좋은 남자일까요? 아마 후자일 겁니다. 지금 여러분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버지, 전 남자친구 몇 명으로 한정됐지만 미래엔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비교할 수 있는 경험, 즉 잣대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죠.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20대에 많은 상처를 받더라도 괜찮아요. 젊어서 회복이 빠르거든요. 죽도록 사랑하던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울다 잠들어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다시 배고프잖아요. 이렇게 경험하고 상처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장하다 보면 누구보다 멋진 30대를 살 수 있을 겁니다. 

  예쁜이 콤플렉스를 버려라
  생사의 여부가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할 때 상대적 약자는 타인의 눈치를 봅니다. 과거에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들은 대부분 ‘예쁜이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요. 타인에게 잘 보여야 한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예쁜 사람으로 비춰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자신을 숨기지 마세요. 세상은 ‘이타적’이 되길 강요하죠. 그게 주변 사람들이 편하니까. 여러분이 남 눈치 보고 남한테 휘둘리면서 칭찬 받으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정말 자신이 성공하고 싶으면 ‘이기적’이 되세요. 그게 정말 주변 사람이 아닌 자신을 위한 일이에요.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Yes’라고도 할 수 있다
  어색한 선배나 안 친한 사람들이 부탁하면 ‘No’라고 잘 못하죠? 다른 사람에게 난 착한 사람, 상냥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으니까요. 이것도 다 ‘예쁜이 콤플렉스’때문이에요. 이것을 깨고 스스로 당당해져야 해요. 제가 좋아하는 한 철학자가 이렇게 말했어요.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Yes’라고도 할 수 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확실히    ‘No’라고 할 줄 아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겁니다.
  당당해지는 건 사실 꽤 어려워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혼자 있을 때 하는 일을 사람들 앞에 있을 때도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혼자 있을 때 흥얼흥얼대는 것처럼 노래를 부른다던가, 제일 쉽고 빠른 건 발가벗고 캠퍼스를 뛰는 일이에요(웃음). 작은 용기로도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어요.

  섬세한 것, 눈치를 보는 것
  남자와 여자, 교수와 학생. 누가 더 섬세할까요? 섬세한 사람은 눈치 보는 사람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약한 사람이 눈치를 보죠. 여러분이 결혼을 하게 되면 시어머니 눈치를 보게 될 거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가 약자일 때는 당당해야 해요.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이 섬세한 경향이 있어요. 학대받는 사람들을 예로 들면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에게 덜 학대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고 그 사람에 맞추기 위해 섬세해지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이를 악물고 더 당당해지고 뻔뻔해져야 해요.

  하루에 세 번 욕먹을 짓 하기
  뻔뻔해지는 또 다른 쉬운 방법, ‘예쁜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쉬운 방법입니다. 하루에 세 번씩 다른 종류와 이유로 욕먹을 짓을 해보세요. 남들이 뭐라고 욕하든 견뎌내고 당당하게 지내세요. 이렇게 일 년 정도 하면 정말 대단한 뻔뻔함 내공이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은 50대가 되서야 뻔뻔해져야 하고 당당해져야 한다는 것을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느낍니다. 그 때는 알아도 그렇게 바뀌지 못해요. 당당하고 뻔뻔하기엔 늦은 나이고 신경 써야 하는 주변의 압박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살아왔던 날보다 더 많은 날을 스스로를 위해 쓸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당당해지시길 바랍니다

  당당해야 돼, 뻔뻔해야 돼, 정직해야 돼
  여러분이 살면서 10년, 20년 함께 한 습관들을 한 순간에 정리할 순 없어요. 수백, 수만 년 동안 쌓인 만년설이 좀처럼 녹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은 20여 년간 이타적으로, 칭찬 받기 위해서 남을 의식하며 살아왔어요. 앞으로 정말 여러분을 위해 당당하고 뻔뻔하게 살기 위해서는 아침마다 스스로 되뇌어야 합니다. “당당해야 한다. 뻔뻔해야 한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렇게 매일 반복해서 곱씹어보면 어느 새부터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았던 습관이 조금씩 녹기 시작합니다. 습관을 깨는 것이 참 힘들다고 하죠. 이러한 고통을 감내해야 스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독하다 싶을 정도로 강해져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가게 되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아요.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여러분의 20대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겪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으세요. 정말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사세요. 저는 여러분이 남의 꽃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꽃 피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