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공무원 시험 준비, 열풍 아닌 광풍
대학생 공무원 시험 준비, 열풍 아닌 광풍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3.11.05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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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20대 취업난 탈출구 될까

고시학원의 메카 노량진에 가보면 공무원 수험서를 들고 돌아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 중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4%. 대학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현재, 2~3년 동안 공무원 학원에 청춘을 바치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졌다. 휴학생과 대학 졸업자는 물론 재학생까지 준비 중인 공무원 시험의 달콤하지만 씁쓸한 현실을 파헤쳐 봤다.


 

   정년 보장과 안정성을 이유로
  공무원 시험 지원자 증가 

  취업포탈 잡코리아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이 평생직장이기 때문에 선호한다는 답변이 56.7%로 가장 우세했다. 이는 공무원이 연금으로 대표되는 각종 복지, 특히 정년과 육아휴직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에게 각광받는 직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IMF를 겪은 부모세대는 직업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겨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공무원을 추천하고 자녀가 공무원이 되기를 원한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 시험의 경우 다른 직장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합격할 수 있는 비교적 평등한 경쟁이라는 인식이 존재해 많은 대학생들이 지원한다. 대학생들의 취업난이 문제가 되는 현실 속에 공무원 시험은 하나의 탈출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대학의 35%, 공무원 시험 준비
  연금과 노후보장이 가장 큰 원인
  이러한 공무원에 대한 관심은 우리대학에서도 존재했다. 본지에서 우리대학 재학생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6.1%의 학우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9급 공무원 준비 의사를 밝힌 학우들이 48.8%로 가장 많았으며 7급 공무원의 경우에는 40%의 학우들이 준비 의사를 밝혔다. 또한 직렬 중에는 행정 분야가 51%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이러한 공무원 준비에는 학원을 통해 준비하는 경우가 55%로 가장 많았으며 이외에도 인터넷 강의와 독학이 각각 24%와 20%를 차지했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대학 학우들 또한 공무원 시험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무원을 선호하는 이유로 연금이나 노후가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선택한 학우들이 70%로 눈에 띄는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 학우들 또한 직업 선택에 있어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수준
  기본 경쟁률만 몇 백대 일
  올해 우리나라 9급 공무원 선발인원은 2,738명으로 지난해보다 558명이 늘었지만, 지원자는 그보다 몇 백배 이상 늘어나 작년과의 경쟁률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2009년 13만 명을 시작으로 2013년 현재는 약 20만 명이 공무원 시험에 지원 하고 있다. 또한 올해 9급 전국 일방 행정직의 경쟁률은 655.2:1, 일반교육 행정직의 경우에는 경쟁률이 무려 890:1에 이른다. 20만 명이 모여 공부하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한 해 1,500명 정도만이 시험에 합격해 노량진을 떠나는 수준이다. 그야 말로 공무원 시험의 현실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수능, 쌓여가는 스트레스
  20살 여대생 A양은 현재 군무원(부사관)을 준비 중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장을 달리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군무원의 경우 체력 테스트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대비해서 매일 달리고 있어요” 그 후 A양은 학교에 가서 군사 정보에 대한 수업을 받는다. 수업이 모두 끝나면 5시다. A양은 집에 가서 새벽 1시까지 인터넷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A양은 “마치 또 하나의 수능을 보는 것 같아요. 오히려 수능보다 경쟁률이 높으니 더 힘들죠” 라며 신세 한탄을 했다.

  경제적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준비 기간 또한 만만치 않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한 과목 당 학원비가 적게는 15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에 이르며 전 과목을 수강할 시에는 한 달에 거의 80만 원 가량의 학원비가 든다. 이에 대해 노량진에서 고시 강의를 제공하는 한 학원의 박원숙 홍보과장은 “80만 원 정도의 학원비뿐이라면 다행이지만 지방에서 온 경우에는 고시원 비용도 든다”며 “고시원 비용은 적게는 한 달에서 20만 원에서 많게는 40만 원이 들고 이외에도 기타 식비, 책값 등을 합하면 거의 공무원 한 달 월급에 미칠 것이다”고 경제적으로 공무원 준비생들의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생들의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은 평균적으로 1~2년 정도이며 길게는 5년까지도 준비를 한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학원의 전병식 실장은 “대개 학생들이 처음 준비할 때보다 2, 3번 정도 도전해 요령을 쌓은 후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평균적으로 2~3년 정도는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인력 낭비로 인해 국가적 손실
  이러한 공무원 열풍은 국가적인 고급 인력 낭비다. MBC 스페셜 <나는 9급 공무원이 되고 싶다>에서 고려대 김태일 교수는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회비용이 크다”며 “이들이 3~4년까지 준비하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굉장히 손실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걸어 실제로 인재가 필요한 중소기업이나 소형기업은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제주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의 38.1%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며 인력부족으로 인해 추진하지 못한 사항이 많다고 밝혀졌다. 

  정부는 직업의 다양성을 추구
  대학생은 도전정신을 기르는 것이 필요
  정부의 경우에는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색다른 기업이나 직업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개인의 창의성까지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김종길 교수는 “정부에서 단순하게 기업을 만들기 보다는 자율성과 안정성이 보장되는 일자리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직장이 아니라는 깨닫고 자신이 공부한 부분과 직무가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합리적인 선택의 중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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