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색의 시기로서의 20대
모색의 시기로서의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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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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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몇 년 사이 20대를 정의하고 이들을 설명하기 위한 논의가 무성하다. 몇 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대체로 현재의 20대는 과거의 20대와 상당히 다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들이 과거의 20대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연령 집단의 행위, 발달과업 및 가치관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 역사적 맥락과 환경에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할 수 있다.(Mitterauer, 1992)

  따라서 현재의 20대를 과거의 20대와 단순히 숫자로서의 연령이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현재의 20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상당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산업구조는 20대가 학업을 마치고 쉽사리 노동시장에 진입할 만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현재의 20대는 과거의 20대가 처했던 환경과 매우 다른 환경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결과 발달과업의 수행도 판이하게 다르다. 또한 현재의 20대는 예전과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하고 직업 준비를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여하며, 부모에게서 독립하기 보다는 의존하는 성향을 보인다. 즉, 과거 20대가 했었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을 유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유예와 모색의 시간이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사치스러운 행위이거나 현실감이 떨어지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인구학적, 사회구조적 상황에서 20대들에게는 이런 시기는 필수적이며, 또 자신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성인기 과업의 지체 현상은 지금 한국사회에서만 관찰되는 사회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인구의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다수의 사회에서 목격되는 현상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아네트(Arnett, 2007)는 지금의 20대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의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발달단계론, 즉 ‘성인모색기’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현재의 20대는 성인기에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는, 할 수밖에 없는 시기이며 이것은 역사적 변화에 따라 나온 산물인 것이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한 학기가 끝이 나고 또 한 해가 마무리 된다.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은 물론이고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을 비롯한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불안감을 갖게 되는 시기인 것이다. 그 불안이라고 하는 것은 ‘왜 나는 남들보다 뒤처지고, 앞으로 뭘 해야 될지 갈피도 못 잡고 있으며, 스펙도 없고, 영어 공부도 제대로 안했고……’ 뭐 그러한 생각들로부터 연유된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현대 20대 초·중반은 그런 고민을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시기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성인됨을 모색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고-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천천히,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모색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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