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 개화의 변
<제39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 개화의 변
  • 추윤선(국어국문 3)
  • 승인 2013.11.18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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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의 변(開花之辯)

  바늘을 꺾어 세울 수 없었기에
  부르지 않은 시간이 도래해
  봉우리는 농익은 고민처럼 제멋대로 부풀어 나를 몰아칠 때

  여물은 시간에 나는 밑도 끝도 없이 두들겨 맞았고
  영문을 알 수 없이 밀려나고 벌어지기를 강요받았다
  옆에 앉은 나의 자매들은 샛바람에 소슬려가고
  흙탕으로 나앉았다

  문틀에 매달려 버티었다
  안팎으로 세찬 바람과 나의 등을 두드리는 압력을
  문설주를 잡고 안간힘으로 버티었다 내가 결정할 때까지

  시곗바늘은 자정을 넘겼고
  어둠속에서 걸어 나왔지만 나를 맞아준 것은 다시 어둠이었다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새벽을 기다리며 나는 생각했다 

  나는 꽃으로 태어났지만 꽃으로 살기로 결정한 건
  나 자신이었다

 

  <제38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 수상소감>

  틔우길 기다리는 꽃망울의 안쪽은 깜깜하고, 단단히 닫혀 있어서 그 안은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겠죠. 안쪽에서 피어나길 기다리는 꽃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바깥세상이 기다려지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3학년 초에 이 시를 썼습니다. 더 이상 저학년이 아니고, 취업시장이 가까워진 나이. 갑자기 주위의 인사말이 달라졌고 제게 거는 기대들도 높아졌죠. 자신을 돌아보면 그럭저럭은 산 것 같은데 겨우 ‘그럭저럭’으로는 안 되는 건지 이력서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당장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은데도 울지 않은 이유는, 이제 울어서 누군가 해결해주지는 않으니까요.

  ‘일어서서 스스로 살겠다’고 시에서 말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렴풋이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막한 미래, 스스로 살아갈 두려움을 완전히 이겨낸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몸이 떨리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누가 꽃잎을 억지로 벌려서 상하게 두진 않을 겁니다. 스스로 피울 겁니다.

  학년 초 기가 죽어서 다니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밥은 먹고 다니냐고 걱정해준 우리 덕성여대 문예동아리 운지문학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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