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미련이 남는 퇴임
[기자석] 미련이 남는 퇴임
  • 이은영 편집장
  • 승인 2013.12.0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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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을 앞두고 내가 덕성여대신문사에 지원할 때 썼던 지원서를 보게 됐다.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하고 싶어 덕성여대신문사 수습기자에 지원했다’는 지원동기를 보면서 5학기 동안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588호부터 622호까지, 35개의 덕성여대신문을 만들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 취재한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찍은 사진이 다 흔들려서 쓸 수 없었던 일부터 단신만 쓰던 내가 처음으로 서브 기사를 쓸 때는 몇 날을 고생하면서 계속 지우고 다시 썼던 기억도 있다. 방학 때 했던 장편활동도, 신문사 선배들을 만났던 기자 동우회 등 신문사 동기들과 후배들과 같이 함께한 시간도 기억에 남는다.

  수습기자에서 정기자로, 정기자에서 부장으로, 부장에서 편집장으로 직책은 계속 올라갔지만 내가 쓴 기사들에 드는 회의감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날도 많았다. 어쨌든 퇴임이 코앞에 다가오니 지금까지 그만 두지 않고 버텼다는 것에 뿌듯하기도 하다.

  이번 622호를 만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으나 학내에서 현재 총학생회 선거를 놓고 혼란에 빠져있으며 아직도 풀지 못한 문제들이 많아 오히려 취재도, 기사도 계속적으로 쓰고 싶을 지경이다. 10년 만의 경선에 학생으로서도, 기자로서도 흥미로웠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투표 전에 후보 인터뷰를 기획해서 하는 것도,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학우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줄 수 있을지 밤늦게까지 고민했던 것도 재밌었다. 그러나 지난 20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개입’과 관련해 공고와 입장서를 표명하고 이어 27일에는 사회봉사과 김 모 직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학우들뿐만 아니라 신문사 기자들 또한 ‘멘붕’에 빠졌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놓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아침이 되면 자유게시판에 우리를 더 혼란 속에 빠뜨리는 글들이 하나둘 씩 올라올 때마다 신문사를 뛰쳐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선거 개입’ 논란 중심 선상에 있는 사람들을 각각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신문 편집을 앞 둔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신문을 만들 때까지도 쉽게 진행되지 않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내가 웃기지만 어쨌든 5학기 동안의 신문사에서의 시간을 마치려고 한다. 항상 무언가를 마칠 때는 아쉽기만 하고 미련만 남는다. 하지만 지원동기에 썼던 바람대로 후회 없는 생활을 했기에 웃으면서 신문사 임기를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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