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또 하나의 입을 얻다
대학, 또 하나의 입을 얻다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4.03.1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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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자치언론, 대학언론 위기의 대안으로 떠오르나

  최근 몇 년 사이 적지 않은 대학 학보사들이 대학본부로부터 신문 편집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발생하며 대학 내 자치언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자치언론이란 무엇이며 대학언론의 위기 속에서 기존의 대학언론과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까.


출처 / 각 자치언론 홈페이지

  대학언론의 위기와 함께
  주목받는 자치언론

  대학당국의 크고 작은 언론 탄압과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서 대학언론사들은 비판력이 감소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또한 만성적 인력난과 그에 따른 질적 수준의 하락은 대학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로 굳어졌다. 이 문제들은 학생들로부터 대학언론을 더욱 멀어지게 했고 이는 곧 대학언론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졌다. 자치언론의 탄생과 부각은 이러한 위기 중에서도 대학당국의 편집권 침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최근 주간교수의 일방적인 결호 선언으로 발행이 중단됐던 성균관대 학보 ‘성대신문’부터 2012년 한국외대의 학보인 ‘외대학보’에 대한 대학본부의 선거특집호 발행 금지, 그리고 2011년 건국대 학보인 ‘건대신문’의 편집권 갈등 까지. 대학당국의 지나친 편집권 간섭은 대학가를 넘어 사회적인 논란이 됐다. 이에 당시 편집권 침해로 문제를 겪은 몇몇 대학의 학보사로부터 자치언론들이 독립해 나왔고 언론의 자유를 향한 이들의 고군분투가 세간에 알려지며 자치언론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 내 자치언론은 완전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본래 자치언론이란 흔히 생각하는 대학당국으로부터 독립된 신문사나 방송국 외에도 학생들의 교지대비로 운영되는 교지까지 모두 포함하는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이 중에서도 최근 주목받는 자치언론은 위의 편집권 간섭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운 기성 대학언론에 회의를 느껴 탄생한 독립 언론매체들이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춘 자치언론
  그러나 한계 역시 존재해

  자치언론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독립성이다. 총장을 발행인으로 하며 대학당국의 예산과 주간교수의 영향을 받는 기존 대학언론은 대학당국의 이해에 따라 기사의 운명이 좌우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학에서 예산 삭감 등을 무기로 언론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언론은 기사 작성과 편집뿐 아니라 신문제작을 위한 자금조달까지 기자들의 힘으로 해결한다. 그러므로 대학당국의 예산을 제작비로 사용하는 기존 대학언론보다 이해관계가 예민한 학내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학내 방송국에서 해직당한 후 국민대 자치언론인 ‘국민저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지영 편집장은 “학내 방송국에서 일할 때는 대학 측의 압력으로 다룰 수 없던 민감한 사안도 국민저널에서는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고 자치언론의 강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자치언론이지만 최근 재정난과 인력난으로 인해 문을 닫는 곳도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988년 창간 준비호를 발행해 대학 자치언론의 시작으로 알려졌던 서울대의 교지 ‘관악’은 지난해 수습위원이 단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아 지난 1월 21일 발행한 종간호를 끝으로 폐간의 길을 걸었다. ‘관악’의 사례는 훌륭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그를 뒷받침할 인력과 자본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성신여대 자치언론인 ‘성신퍼블리카’의 서혜미 편집장은 “성신퍼블리카의 경우 기자들의 사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재직 중인 기자들의 퇴임 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성신퍼블리카와 국민저널은 두 자치언론의 연대체인 ‘자치언론네트워크’를 구성해 참신한 소재 발굴에 힘쓰는 한편 지역사회로부터의 재정지원을 모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활자언론의 도태와 취업과 학업으로 학내 사안에 눈 돌릴 틈 없는 학우들의 무관심이라는 난제를 극복할 획기적인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자치언론과 기존 대학언론
  손을 잡고 정론직필을 향해

  이렇듯 한계도 존재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시각의 언로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자치언론은 큰 의미가 있다. 자치언론은 대학언론의 탄압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식물과 같은 존재다. 대학당국이 편집권과 언론의 자유를 비정상적으로 탄압하는 특수한 경우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학언론의 몸부림이다. 또한 자치언론의 등장은 대학언론의 독자인 대학생들이 학내 사안에 대한 더 다양하고 신선한 시각을 원한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자치언론과 기존 대학언론은 모두 학내 주요 사안에 대해 바른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는 점에서 같은 곳을 지향한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등 공생의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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