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맨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미리내맨은 누구나 될 수 있다
  • 손민지 기자
  • 승인 2014.03.17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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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 운동본부장 김준호 교수의 이야기

세계 최초 미리내 운동을 시작한 미리내 운동본부장 김준호 동서울대 전기정보제어학과 교수  사진 / 손민지 기자

  미리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업의 후원을 받아 전화를 할 때마다 조금씩 기부금이 적립되는 ‘기부톡’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을 알게 됐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한 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업의 후원이 아니라 개개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기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처음엔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돈을 내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쿠폰 도장을 모으는 것으로 기획했어요. 지금도 쿠폰 제도를 시행하는 곳에선 쿠폰으로도 미리내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미리내 운동을 시작할 땐 미리내 가게가 열 곳만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150여 개나 생겼네요.

  ‘이 곳엔 미리내 가게가 꼭 생겼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대학가, 학교 앞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젊은 친구들은 우리 때와 달리 남에게 무언가를 사주는 일이 생각보다 적더군요. 인간관계가 조금은 삭막해 보이기도 해서 젊은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조금씩 나눔을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가볍고 쉬운 것에서부터 기부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더 기쁜 마음으로 남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미리내 운동본부를 운영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일을 꼽으신다면

  경상남도 산청에서 미리내 가게 1호점을 오픈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산청에 직접 내려가 사장님과 이것저것 구상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시흥의 한 사장님은 폐지 줍는 할머니들을 돕고 싶다며 미리내 가게 신청을 하셨죠. 처음엔 미리내 운동을 진행하기에 그 지역 분들의 경제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했는데 사장님께서 자신이 하루에 만 원이라도 미리 내면 할머니들이 와서 드시지 않겠냐고 절 설득하셨어요. 지금은 제 우려와 달리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정말 행복합니다. 최근 어떤 국수집에선 많은 분들이 국수를 600그릇이나 미리 내고 가셨더라고요. 미리 낸 국수 중 남은 국수들로는 그 지역 노인 분들이나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잔치를 연다고 해요. 사실 다 말하진 못하지만 모든 가게가 기억에 남습니다(웃음).

  미리내 운동을 통해 꿈꾸는 사회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세 모녀 자살 사건이 정말 안타까웠어요. 공교롭게도 그날이 서울시청에 처음 미리내 가게가 입점하는 날이었죠. 한 장애인 단체가 운영하는 카페였는데 손님들이 커피 값을 미리 내고 가면 이동식 카페가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커피를 대접하는 곳이에요. 옛날엔 통장이나 반장이 직접 마을을 돌면서 주민들의 형편을 알아보고 돕기도 했는데 요즘 도시에선 그런 역할이 없어졌잖아요. 미리내 운동이 마을 사람들끼리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서로 돕고 나누도록 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미리내 운동으로 세상 사람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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