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의 새로운 판도, 문명의 충돌
국제정치의 새로운 판도, 문명의 충돌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4.03.31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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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역사는 종교전쟁부터 이념전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가 간의 충돌과 전쟁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왔다. 이 과정 속에서 어떤 국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어떤 국가는 강대국으로 떠올라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국제정치는 어떻게 펼쳐질까? <문명의 충돌>이 예상하는 미래의 국제정치에 대해 유찬열(정치외교)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다.



  교수님은 주로 어떤 책을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 때는 <적과 흑> <폭풍의 언덕> <지와 사랑> 등의 명작소설을 많이 읽었다.요즘에는 전공서적을 주로 읽는다. 교수가 된 후에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 변화하는 사회과학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논문이나 신문을 많이 읽는다.  

  추천도서 <문명의 충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문명의 충돌>은 오늘날 국제정치의 모습을 다른 어떤 책들보다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1995년에 발간됐는데 그 당시 많은 정치학자들은 소련 붕괴 후 19세기 유럽의 경제력과 로마의 군사력을 갖춘 미국이 향후 100년이 넘게 세계를 장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이전과 같은 지역 간 분쟁은 없을 것이고 자유민주주의가 인류의 마지막 정치제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책의 저자 헌팅턴만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헌팅턴은 당시 미래의 국제정치를 꿰뚫어 보고 현 시대를 예언했다. 먼저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현재 러시아와 북한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수천 년간 이어졌던 진리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러한 분쟁들은 과거와 같은 이념 충돌의 형태가 아니라 문명 충돌의 형태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헌팅턴이 위와 같이 주장하게 된 이유를 포함해 문명의 충돌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또한 미래를 대비해 각 국가들이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준다. 

  저자는 가장 먼저 이슬람 문명과 서구 문명 사이에서 문명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런 주장을 하게된 근거가 있을까요
  헌팅턴이 이 책을 쓸 당시 국제정세를 살펴보니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가 만나는 국경선에서 항상 분쟁이 일어났다. 유고슬라비아나 수단, 동유럽 국가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러한 분쟁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미국과 소련 같은 강대국 간의 갈등이 주가 되다 보니 약소국 간 작은 분쟁은 자연스럽게 회자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미국이 패권국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분쟁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이를 보고 헌팅턴은 서구 문명과 이슬람 문명 사이의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실제로 2001년 9.11 테러를 통해 이 상황이 증명됐다.

  그렇다면 이처럼 문명의 충돌이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오늘날 세계는 지구촌으로서 각 국가가 서로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잘 알게 될수록 오히려 각자의 정체성은 점점 더 강해진다. 물론 각 국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면 동화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부부가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싸우듯 국가 간에서는 친화에 의한 정체성 강화로 문명의 충돌이 일어난다.     

  또한 서구 문명의 힘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이에 대한 반감 때문에 문명의 충돌이 생길 수 있다.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다른 문명들이 서구 문명에 도전하게 되고 이로 인해 충돌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이슬람 문명과 서구 문명이 충돌할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당연하다. 우리는 서구 문명이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서구 문명이 다른 문명에 비해 우월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 세계를 지배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방에 대한 반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이로 인한 충돌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 서구 문명이 취해야 할 자세를 단기적, 장기적으로 제시하고 있습  니다. 이 자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서구 문명은 그 밖의 문명들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서구 문명은 그들끼리 뭉쳐서 강해져야 한다. 현재 서구 문명은 힘을 키우기 위해 일본과 러시아를 자신의 문명으로 포함시키길 원한다. 그러나 이미 서구화돼 있는 일본은 가능할지 몰라도 중국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들은 러시아를 제외하고서라도 단합을 해 힘을 키워야 한다.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의 제도를 통해 상대방의 군사력을 제한하는 반면 자국의 군사력을 감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다른 국가들 간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이것을 이용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문명들을 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포용하는 것이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
  앞으로 우리나라가 현재의 국익과 평화를 유지하려면 국외 정치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보다 큰 안목을 가지고 객관적인 태도로 국내외 정치를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 이야기도 나오는데 저자는 중국의 세력이 커져 한반도가 결국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아주 씁쓸한 이야기다. 실제로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국제정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안보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 군사에 많은 돈을 쏟으면 경제가 타격을 입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군사에 투자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는 길이며 이는 이후 안정적인 경제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단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학생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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