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이름이 존재하는 한 학벌주의는 계속된다.
학교의 이름이 존재하는 한 학벌주의는 계속된다.
  • 김지향 기자
  • 승인 2004.03.29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하철 외대앞 역에서 내릴때면, 내가 정말 외대생이구나. 해요".
 요즘 불어닥친 거대한 편입 열풍 속에 합격의 영광은 안은 단 그는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어 보인다. 
 지방 캠퍼스에 다니던 정승호씨는 왜 편입을 결심했냐는 질문에 서울소재 대학을 다니고 싶었다고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지방대학 학생이라는 것에 혐오감까지 들어,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당당하지 못하고 괜히 기가 죽는 것이 싫었다고 덧붙인다. 집안에서는 공부 잘하는 형 때문에 생기는 열등감도 무시할 수 없어 편입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편입으로 인해 얻은 것으로 평생을 같이 갈 함께 공부한 사람들, 마음의 여유, 해냈다는 자신감을 꼽는다. "한번의 실패로 좌절감에도 젖어봤고, 그 후 성공에 이르기까지 전 자신감으로 인생을 배웠어요." 라며 좀 더 만족하는 학교로 옮기게 되어 지금의 생활에 강한 만족감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편입하기까지에 이런 밝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에 애착을 갖지 못해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였고, 편입을 결정하고 나서도 늘 똑같은 생활에 무기력해졌던 것. 그는 무언가 이루어 내야한다는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가 꼭 더 나은 학교로 가게 해야만 했던 압박의 근원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당연히 학벌을 중요시하죠. 지금 사회에 자본주의가 존재하듯 대학의 이름 값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취직이력서의 최종학력도 영원히 남는 거잖아요." 대한 민국 젊은이에게서 이러한 대답을 들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은 씁쓸하다.
 그렇게 결정한 편입에도 여러 제약이 따른다. 원래 무역학과였던 그는 새로 접한 서반아어에 대해 "이제 서서히 적응하였지만, 1학년 전공을 같이 듣는 불편함이 있다." 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편입생에게는 복수전공을 허용치 않고, 동일 학번끼리의 교류도 자연히 없어지는게 실정이다. 게다가 기업 인사담당자중 절반 이상이 구직자의 편입 이력을 기피하는 조사결과도 있었음이 보여주듯이 반드시 편입이 취직에 유리한 쪽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감수하며 단순히 학벌위주의 편입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그는 "그럼 학교 이름을 없애야죠. 학교 이름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현상은 계속 될꺼예요." 라고 했다. 하지만 과연 학교의 이름을 없애는 방법이 학벌위주의 입시를 없애는 유일한 대책일까. 비록 사회는 개인의 힘으로 바꾸기 힘들겠지만,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