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왜 학생들은 늘 통보당해야 하는가
[기자석] 왜 학생들은 늘 통보당해야 하는가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4.04.1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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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굣길에 우리대학 정문 기능을 겸하는 행정동 건물을 보면 나는 갑갑함에 한숨을 내쉰다. 학생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학생회관 2층에 오를 때 역시 같은 종류의 답답함이 가슴을 압박한다. 두 건물에는 바로 기자의 주 취재원인 우리대학의 부처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625호 신문에서 나는 특성화 사업에 관련된 기사를 맡았다. 기사를 쓰던 3월 말은 이미 특성화 사업단의 학내 선정이 진행 중이던 시기였다. 때문에 해당 기사를 담당하기 전부터 일부 교수님들로부터 어째서 신문사에서는 특성화 사업에 대해서 다루지 않느냐는 질문도 다수 받았었고 나 역시 흥미를 갖고 있던 소재였기에 의욕에 차 있었다. 인터뷰 요청과 함께 준비한 질문지를 미리 보내고 답변을 기다렸지만 결과는 답변 거부였다. 해당 부서는 “답변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특성화 사업에 관해 보도가 나가면 학내 사업단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더욱이 담당자는 사업의 학내 진행 상황만이라도 보도하고 싶다는 후배기자에게 ‘그런 보도가 왜 필요하냐’는 언론 탄압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결국 답변을 받지 못한 질문지와 10여 건의 전화 통화 내역만 남긴 채 대학 측 취재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특성화 사업 관련 기사를 보도한 지 2주가 지난 지금 해당 기사가 여론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특성화 사업이 학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수 있고 결과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진행상황에 대한 기사조차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담당부서의 답변을 학우들도 납득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허울 좋은 수식어지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들 한다. 주인에게는 자신의 집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고 학내 주요 사안을 두고 의견을 낼 권리가 있으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권리 역시 있지 않을까. 학우들이 해당 사안에 대해 알고자 하고 목소리를 낸다면 대학은 그에 응할 의무가 있다. 기자의 질문을 회피하고 학우들에게 진행 과정을 철저히 숨긴 채 결과만 던져두고 너희는 이대로 따르라고 말하는 것이 대학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일까.

  기자의 착각이라면 좋겠지만 최근 대학당국은 이같은 방식으로 보도를 원하지 않는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죽은 조개처럼 입을 다무는 것 같다.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싶어 하지 않는 대학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대답해줬으면 한다. 왜 학생들은 늘 통보당해야 하는가. 왜 몰라야 하는지나 알고 모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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