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신, 펜 하나로 독자들을 사로잡다
웹툰의 신, 펜 하나로 독자들을 사로잡다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4.04.1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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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하일권

 


  독자들에게 그의 웹툰은 흔히 ‘전설’이라 불린다. 그만의 독특한 그림체와 기발한 소재는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바로 만화가 하일권(이하 하 작가)이다. 매 작품마다 최고의 별점을 받으며 이름 석 자만으로도 작품이 되는 하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과 만화가로서의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만화를 좋아하던 대학생에서
  방황의 시기를 거치기까지

  “학창시절에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친구들한테 만화를 그려주기도 했어요.” 하 작가의 만화 사랑은 학창시절부터 시작됐다. 이후 취미를 넘어 그림 그리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하 작가는 미대 입시를 준비하게 됐다. “처음에는 시각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학과 등 이곳저곳에 원서를 넣었어요. 그런데 당시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가 미래도 밝고 취업도 잘 된다고들 해서 애니메이션학과를 선택하게 됐죠. 물론 재미도 있었고요.” 그렇게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에 진학하게 된 하 작가는 스스로를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독특한 학생이었는데 대학 진학 후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전국에서 그림 좀 그린다는 사람들이 다 모이니까 저는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죠. 그래도 그때 선후배, 동기들에게 많이 배우고 자극도 받았던 것 같아요”라며 하 작가는 대학시절을 회상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던 하 작가에게도 방황의 시절은 존재했다. 군 제대 후 하 작가는 돌연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학과에 대한 환상이 점차 벗겨지기 시작했어요. 만화, 애니메이션 분야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미래가 밝지 않아 보였거든요. 그래서 지인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떠나게 된 거죠.” 하 작가는 1년 동안 말레이시아 생활을 한 후 현지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려 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설득과 대학 졸업장만은 받자는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 작가는 복학 후 다시 만화가 지망생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작품 <안나라수마나라>

   <삼봉이발소>를 통해
  그의 이름을 각인시키다

  “처음에는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나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 등 1세대 웹툰 작가님들의 작품을 즐겨봤어요. 지금은 웹툰 시장이 넓어졌지만 그때만 해도 처음 만들어져서 갓 선보이는 시기였거든요.” 처음 하 작가가 만화 시장에 뛰어들었던 때는 포털사이트 다음과 파란에서만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처음 웹툰을 접하게 된 하 작가는 모든 것이 신선했다고 한다. “스크롤을 내려서 만화를 본다는 점, 그리고 만화책과는 달리 컬러라는 점, 기존 만화들과는 연출 또한 다르다는 점이 저를 사로잡았죠.” 이렇게 웹툰에 매력을 느낀 하 작가는 2008년 그의 첫 웹툰 <삼봉이발소>를 연재하게 된다.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삼봉이발소>는 사실 하 작가가 대학교 과제전에 출품한 작품이었다. “처음에 히어로물을 하고 싶었어요. 히어로 중에서 한국적인 히어로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발사’라는 직업이 생각난 거죠. 이렇게 <삼봉이발소>가 탄생했어요. 군대에서 이발병으로 생활했던 경험도 작품을 구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이렇게 탄생한 그의 데뷔작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때는 정말 실감이 안 났어요. 그런데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누구나 갖고 있잖아요. 이 작품의 주인공이 외모에 집착하는 우리와 많이 닮아서 사람들이 공감도 하고 좋아해 주셨던 것 같아요.”

 

마술, 목욕탕, 군대
모두 일상에서 얻은 아이디어
  하 작가의 작품 속에는 특히 고등학생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이유에 대해 하 작가는 “학생들이 감정의 변화도 많고 생각의 변화도 많아서 표현하기 좋아요. 그리고 이야기가 역동적으로 흘러가려면 주인공이 점차 변화하고 성장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표현하기 좋은 연령대가 바로 10대라고 생각해요. 나이를 먹으면 생각이 굳어지고 큰 변화도 없잖아요”라고 설명했다.

  하 작가는 지금까지 10작품 정도를 연재했다. 그의 모든 작품은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안나라수마나라>의 경우에는 그 당시 고민을 담았어요. 제가 그 작품을 29살과 30살의 중반쯤에 썼거든요. 그때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내가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였어요. 이런 고민을 작품에 투영하고 그 당시 관심을 갖고 있던 마술과 서커스도 포함시켜 <안나라수마나라>가 완성된 거죠.” 하 작가의 최고 인기작이라 할 수 있는 <목욕의 신>은 목욕탕을 좋아하는 하 작가가 목욕탕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코믹한 개그 만화에 허세가 가득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하 작가는 “그 당시 싸이월드에 허세 글을 올리는 것이 유행 아닌 유행이었어요. 이런 현상을 보고 언젠가는 이런 허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마침 준비하고 있던 목욕이라는 소재의 작품에 이런 주인공이 어울리겠다 싶어서 만들게 됐죠”라며 허세는 특정 연예인을 보고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얼마 전 인기리에 완결된 <방과 후 전쟁활동>의 경우에는 학교에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을 대입시켜 우리나라의 입시 문제를 다뤘으며 <3단 합체 김창남>에서는 ‘호구’라는 캐릭터를 통해 왕따 문제를 다뤄 독자들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또한 <두근두근두근거려> <보스의 순정> 등은 연재를 마친 지 5년 이상 흘렀지만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나잇대에만 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하세요

  가장 기억이 남는 팬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하 작가는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모든 팬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 작가는 “사인회에서 말을 한마디도 안 하시던 팬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청각장애인이셨어요. 사인 후 편지를 주셨는데 제 작품이 힘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때 정말 보람을 느꼈고 ‘만화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죠.” 하 작가는 웹툰에 달린 댓글을 다 보지는 않지만 악성 댓글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원래 좋은 댓글은 기억에 잘 안 남아요. 좋은 댓글 100개를 봐도 악플 한 개를 보면 좋은 댓글을 봤던 기억이 다 사라져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힘든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20대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하 작가는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가 영원할 것 같지만 정말 그렇지 않아요. 저도 평생 20대일 줄 알았는데 돌이켜 보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20대는 일단 체력도 좋고 기회도 많으니 그때만 할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20대 젊은이들을 격려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 작가는 웃으며 “계속 만화를 그리겠다”고 밝혔다. 계속 작품을 연재할 것이라는 하 작가는 올 하반기 완성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곧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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