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들이여, 도전의식을 가져라.
젊은 여성들이여, 도전의식을 가져라.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4.12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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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국민체감지수를 조사하여 발표하였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우리나라가 "살기 좋지 않다"라고 응답하였으며, 40%는 기회가 된다면 이민 가고 싶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는 3명 중 2명 꼴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최근 모 여대에서의 여론조사에서는 40%에 가까운 응답자가 한국에 전쟁이 나면 외국에 피신하거나 미리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우리의 것이 항상 최고라는 국수주의와 정권유지차원의 보수주의가 애국심으로 포장되어 보편적 국민윤리로 강요 당했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이러한 설문결과는 도식적 국가관에 앞선 극단적 체념주의 성향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나타내고 있어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20 대의 실업이 전체 실업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등의 가혹한 사회여건이 오늘날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현실이며, 특히 젊은 여성에게 부가하고 있는 가부장적 제도의 부조리 및 폐해는 취업을 포함한 여성의 사회진출에 지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음이 엄연한 현실이다.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되고자 대학에 와서 열심히 준비했건만 거듭된 취업 시도가 실패하고 만다면 그 커다란 좌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때로는 극단적 개인주의나 현실도피로 표출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진보적 사회로 충분히 도달하지 못한 대가를 우리 젊은 세대가 이렇게 짊어져야 함이 매우 안타깝긴 하지만 주어진 현실 안에서 안주하거나 도피하려 하는 태만한 자세는 우리 젊은 세대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과거 우리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헌신적인 열의와 투자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의 위치를 벗어나 선진 경쟁체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을 포함해서 4명의 여성 장관이 임명되고 호주제 폐지, 성폭력 방지 및 성매매 금지 등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적 대응 방안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정책적 측면에서의 여성에 대한 배려에 앞서 자연인으로서의 지적 자질에 대한 충분성과 양성평등을 위한 여성들의 지속적 노력과 사회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젊은 세대는 젊은 만큼 생각도 건전하고 도전적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 젊은 여성은 주어진 여건을 원망하여 자기자신의 무기력과 무능력을 변명하려고 하지말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스스로를 훈련시켜 어려움을 뚫고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 좀더 젊은이다운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현상의 태두리 안에 있기를 거부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중심에 있어야 한다. 대입 입시용으로 주입되었던 한국여인의 순종과 恨, 체념의 미학은 이제는 잊어버리자. 그것들은 과거의 어쩔 수 없는 나약함을 美의 이름을 빌어 묘사한 것이지 현대 우리 젊은 여성을 제한하거나 특징지울 수는 없는 것들이다. 오직 지적 탐구와 실천을 통한 도전만이 우리의 앞길을 정의할 뿐이다.

  새로운 인생관에 대한 실천의 무대로 혹은 경제적 문화적 욕구로 이민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다. 그러나 아직 사회에 첫발을 디디지 않았거나 사회 초년생인 우리 젊은 여성들의 3분의 2가 기회가 되면 이민을 가겠다는 것은 현실에 대한 대책 없는 체념으로 밖에 여길 수 없어 한국사회의 한계를 공감하기에 앞서 그들의 나태함을 다시 한번 질책하고 싶다. 나 자신을 용기와 패기로 보완하고 지적 자질을 갖춘다면 사회는 필요한 자리에 나를 요구할 것이며 이러한 자신감의 축적은 결국 한국 사회의, 특히 여성의, 한계를 깨뜨려 나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비록 노르웨이처럼 40%에 가까운 정부각료와 국회의원의 여성비율을 단 기간내 이룰 수는 없을 지라도, 우리 젊은 여성들이 이러한 노력을 부단히 전개해 나간다면 제2, 제3의 강금실이나 여성 대통령을 왜 기대하지 못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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