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거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코하우징
새로운 주거 형태로 떠오르고 있는 코하우징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4.09.02 0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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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지면 ‘코’ 닿는 이웃, ‘코’하우징의 주민들은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이젠 옛말이 됐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이웃집에 발길을 끊었고 이웃과 서로 인사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됐다. 그러나 이런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소통과 어울림이 살아있는 집이 있다. 바로 ‘코하우징’이다.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지만 사생활은 보장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 코하우징에 대해 알아보자.
경기도 파주시 도시농부 마을에는 ‘A'muguna’라는 공동식당이 있다.

같이, 또 따로
  코하우징(Co-housing)이란 여러 세대의 개인 주택들 사이에 주방이나 마당, 세탁실과 같은 공동공간을 만들어 공동체 생활을 하는 협동주거 형태를 일컫는 말이다. 공동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장소들은 독립적으로 구분돼 있기 때문에 개인의 사생활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보통 30가구의 입주자들이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집과 공동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며 마을 안에 공동시설을 만들어 공동체 문화를 이루기도 한다. 즉 코하우징은 ‘같이, 또 따로’라는 정신을 구현한 대표적인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코하우징은 입주자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 공동공간을 함께 이용한다는 점에서 ‘셰어하우스(Share House)’와 의미가 비슷하다. 셰어하우스는 하나의 주택 안에 여러 명이 모여 살면서 방과 침실 등 개인적인 공간을 따로 사용하지만 그 외의 욕실, 식당 등의 공동공간은 함께 공유한다. 반면 코하우징은 한 가구마다 개별 주택이 있고 별도로 공동시설이 갖춰져 있어 셰어하우스와 차이가 있다. 또한 셰어하우스에는 주로 젊은 층의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것에 비해 코하우징은 주로 가족 단위의 가구가 살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대안책으로
  코하우징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 후 코하우징은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대안적인 주거 방식으로 발달하게 됐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개인화가 심해짐에 따라 주거 단절이 이뤄졌고 소통의 부재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이웃과 소통하며 어울리는 주거 방식인 코하우징이 인기를 끌게 됐다.

  현재 코하우징은 북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하여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일본 등 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전체 주택의 약 10%가 코하우징일 만큼 보편화돼 있다. 우리나라 역시 코하우징이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는 코하우징
  우리나라 코하우징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서울 성미산 마을에 있는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다. 일명 ‘소행주’라 불리는 이 주택은 8~9가구가 한 지붕 아래 각자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지어진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2011년 성미산 마을에 소행주 1호가 건축된 이후 소행주 2호, 3호가 문을 열었고 현재는 4호가 완성 중에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안양, 인천 등에서 또 다른 소행주를 준비 중이다.

  파주에 위치한 코하우징 마을인 도시농부 마을에는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뷔페 형식의 공동 식당이 있다. 개인적으로 밥을 해먹는 입주민보다 이웃과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할 수 있는 이 식당을 이용하는 입주민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피아노, 미술, 공예 등 자신의 재능을 이웃에게 나눠주는 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대안적 주택 코하우징, 
국내에도 뿌리내릴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코하우징이 새로운 협동주거 형태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국내 주거 문화에서 공동생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한 곳에 정착하기보다 이사가 잦은 국내 주거 문화에서는 코하우징이 널리 확산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그리고 코하우징의 경우 개개인에 맞춰 설계를 하기 때문에 같은 평수의 일반 주택보다 가격이 높게 적용된다. 그러므로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코하우징을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코하우징은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하우징에는 의지할 만한 이웃이 있기 때문에 독거노인의 외로움과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으며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고독사의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다. 이웃끼리 소통이 많을 경우 안전망이 되기 때문에 낯선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범죄 예방도 가능하다. 또한 입주자들은 식사와 청소 담당을 정하거나 분업을 함으로서 가사노동을 줄일 수 있으며 돌아가면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어 육아에 대한 부담도 적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를 사귀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공동체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이처럼 사람들은 고령화, 맞벌이 부모 증가, 한 부모 가구 증가 등과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에 대한 대안으로 코하우징을 찾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수록 코하우징은 점점 더 확산 될 것이다.

  코하우징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삭막한 현대 사회 속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한다. 이들은 함께 밥을 먹거나 취미생활을 공유하며 삶의 행복을 느낀다. 이웃사촌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코하우징 사람들은 각박한 현대사회 속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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