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주는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공간입니다.”
“소행주는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공간입니다.”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4.09.02 0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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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꿈꾸고 있는 집, 소행주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는 삭막한 서울 도심 속,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집이 있다. 바로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 안에 있는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이하 소행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코하우징 주택인 소행주에는 어떤 행복이 있을까? 지난 여름, 기자가 직접 소행주 1호를 찾아가 봤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코하우징인 소행주에는 함께 가꿀 수 있는 텃밭과 공동공간인 씨실이 있다.


아홉 가구가 어울려 살아가는 집
  “여기서부터가 제가 우리 마을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소행주 1호의 주민인 윤상석 씨는 소행주 골목 입구에 들어서면 우리집 마당 같이 편해진다고 한다. 소행주 1호의 겉모습은 주변의 여느 빌라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각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집을 짓기 때문에 아홉 가구의 집 구조가 모두 다르고 평수 또한 가장 작은 14평부터 가장 큰 32평까지 다양하다. 

  소행주 1호는 성미산 마을 안에 부지를 정하고 매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양한 모임과 오리엔테이션, 회의 등을 거쳐서 입주자를 모집했고 아홉 가구가 계약을 완료했다. 이때부터 예비 입주자들은 소행주를 어떻게 구성할지 의논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함께 MT를 가고 공동체 교육을 받는 등 한 지붕 아래 이웃이 될 준비를 마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어진 소행주 1호는 벌써 4년이 다 돼가고 있다. 

이웃이 있어서 걱정이 없는 소행주
  윤상석 씨는 자신의 이웃이 누군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소행주에 입주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 전에 살던 집에서는 이웃과의 교류가 없었다. 반면 소행주에서는 이웃사람들과 어울리며 살 수 있었고 출근을 하면 집에 부인과 딸만 남게 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없어졌다. 형제가 없던 아이는 소행주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났고 더 이상 외롭지 않아 한다. 의지할 수 있는 이웃들이 있기 때문에 급한 일이 생겨 아이를 집에 혼자 둬야 하는 상황이 와도 전혀 걱정이 없다. “언젠가 새벽에 병원에 가야 될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아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어요. 아랫집에 사정을 말한 뒤 아이가 깨면 봐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라고 말하는 윤상석씨의 표정에서는 이웃에 대한 든든함이 느껴졌다.

  소행주 2층에는 아홉 가구가 한 평씩 비용을 부담해서 만든 ‘씨실’이라는 공동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2층에 도착하자 소행주에 사는 아이들이 달려나와 윤상석씨를 반겼다. 아이들은 윤상석씨를 마치 아빠처럼 따랐다. 윤상석씨는 “소행주 아이들은 스스럼이 없고 적극적이에요. 입주 전 소극적이던 아이도 이사 오고 나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어울림과 불편함 사이
  3층부터 6층까지는 주택으로 이뤄져 있다. 이웃과 한 지붕 아래 살아가기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오해도 있다. 하지만 소행주 내의 개인 주택은 독립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사생활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또한 함께 사는 집이라고 무엇이든지 함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권하기도 하고 함께 어떤 일을 하자고 제안할 수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소행주 사람들은 각자의 의지에 따라 어울려 살아간다.

  소행주는 이웃과 함께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함께 소행주 대청소를 하고 일년에 2~3번은 같이 여행을 가기도 한다. 소행주에 살면서 의무적으로 해야 되는 것도 있다. 자신이 분리수거 당번인 날에는 모든 집들의 쓰레기를 치워야 한다. 귀찮을 때도 있지만 당연히 수반돼야 하는 의무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윤상석씨는 “어떻게 생각하면 피곤해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사람들하고 어울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불편함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집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함께 살면 갈등이 일어날 만도 한데 소행주 1호는 지난 4년 동안 단 한번의 불화도 없었다고 한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윤상석씨에게 소행주에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무엇을 하든 내가 즐거워야 해요. 이웃들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소행주에 사는 지금 저는 가장 행복합니다. 소행주는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공간입니다”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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