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하나다.
『조국은 하나다』 김남주 1987, 실천문학사
오래된 시집 한 권을 꺼내든다. 김남주의 [조국은 하나다]가 그것. "나는 이제 쓰리라/ 조국은 하나다라고/ 오르막길 위에도 내리막길 위에도 쓰리라/ 사나운 파도의 뱃길 위에도 쓰고/ 바위로 험한 산길 위에도 쓰리라/ 밤길 위에도 쓰고 새벽길 위에도 쓰고/ 끊어진 남과 북의 철길 위에도 쓰리라/ 조국은 하나다라고."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듯 그렇게 거침없고 우렁찬 시인의 목소리가 다시 마음을 울리기 시작한다. 격렬하면서도 순수한 그 목소리가
김남주 시인은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서른셋의 나이에 15년형을 받아 감옥 속에서 젊음을 보냈고, 12년 후인 1988년 12월 가석방조치로 출옥하였다. [조국은 하나다]라는 이 시집은 그가 좁은 감방에서 10여 년간 깨알같이 쪽지에 적었던 시편들을 모은 것이다. 감옥 속에서 자신의 자유만이 아니라 민족과 민중의 해방을 열렬히 염원했던 그가 토해놓은 시편들은 당시 극에 달했던 군사정권의 폭압과 거짓과 잔학성을 고발하는, 폐부를 찌르듯이 직설적인 증언이 되었다.
그는 출옥한지 5년을 겨우 넘기고 췌장암으로 불꽃같던 짧은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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