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대학 수익사업, 사라지는 대학의 본질
늘어나는 대학 수익사업, 사라지는 대학의 본질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4.09.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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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간 양극화와 대학 자체의 의미 변질 우려돼

  등록금만으로는 대학 경영이 어렵다고 생각한 대학과 학교법인들이 점차 수익사업의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대학의 경영을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수익사업과 불투명한 수익금 분배, 사업 자체의 투명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재정 충당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수익사업
  대학과 학교법인들은 대학 경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대학 수익사업이라 한다.

  수익사업의 종류에는 크게 제한이 없어 대학들은 부동산 임대업부터 의료업, 금융업, 출판사업, 건설업 등 다양한 유형의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류도매업과 술집 운영과 같이 많은 수익을 내지만 대학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과 학교법인은 주로 부동산 임대업이나 장례식장업, 의료사업 등 소극적인 경영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수익사업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고 있는 대학은 연세대이다. 연세대는 수익사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유를 비롯해 김, 홍삼 등 다양한 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의료용품 사업, 빌딩 임대업, 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연세장례식장과 연세재단빌딩 등은 비롯해 매년 3천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어 학교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건국대도 복합 쇼핑몰인 스타시티 사업을 필두로 건국유업과 건국 햄, 고급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 골프장인 KU 골프파빌리온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공립대학들도 수익사업에 뛰어드는 추세이다. 이는 국·공립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지원이 점차 줄어들고 일부 국·공립대학들이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대표적인 예는 서울대이다. 서울대는 2009년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익사업이 가능해지자 헬스커넥트와 첨단외래센터 등의 의료사업과 관련된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 자율화 이후
느슨해진 수익사업 규제
  1963년 사립학교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사립대학에서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었다. 그러나 1963년 6월에 생긴 사립학교법에 의해 사립대학들은 본격적으로 수익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사립학교법 제6조는 “(학교법인이) 그가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그 수익을 사립학교의 경영에 충당하기 위하여”라는 전제를 두고 수익사업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수익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수익용 재산의 경우 연간 3.5% 이상에 해당하는 가액이 존재해야 하며 수익용 재산의 80% 이상은 대학 운영에 쓰여야 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학력인구 급감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대학의 위기에 대응하여 정부는 지난 2012년 ‘대학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수익사업의 규제는 대폭 완화됐다. 그 결과 기본재산 중 교육에 직접 사용하지 않는 재산의 경우 용도변경이 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대학은 추가 부담 없이 상업시설을 임대하고 매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학 내에 상업용 건물은 물론 공장도 지을 수 있게 됐으며 관광 숙박사업까지도 교내에 건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학력인구 급감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대학의 위기에 대응하여 정부는 지난 2012년 ‘대학 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통해 수익사업의 규제는 대폭 완화됐다. 그 결과 기본재산 중 교육에 직접 사용하지 않는 재산의 경우 용도변경이 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대학은 추가 부담 없이 상업시설을 임대하고 매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대학 내에 상업용 건물은 물론 공장도 지을 수 있게 됐으며 관광 숙박사업까지도 교내에 건축할 수 있게 됐다.

우리대학 재단 역시
수익사업 일환으로 관광단지 조성
  우리대학 재단은 지난 7월 29일에 열린 제6차 이사회에서 학교법인 덕성학원(이하 덕성학원)이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포항시 일대의 부지를 호텔과 골프장 등의 시설을 갖춘 종합 휴양시설로 건립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 부지는 대학 재정 확보를 위해 1960년도에 매입한 부지로 그동안은 이곳에서 수목을 매각해 학교 재정에 보태왔다. 재단 최병완 실무국장은 “이 부지의 경우 넓은 토지에 비해 대학의 재정 기여도가 낮았다”며 “부지에 관광단지를 건설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복합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포항시와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국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덕성학원은 이 밖에도 토지임대와 사무실 임대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익금을 꾸준히 학교 경영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수익사업을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대학들
  그러나 모든 대학이 수익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3년 대학교육연구소의 ‘전국 사립대학 수익용 기본재산 현황’ 발표에 의하면 연 3.5% 이상의 수익을 올린 대학은 전국 151개 대학 중 30개 교에 불과했다. 약 121개 교가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규정 이익을 내지 못한 것이다. 또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 30%에 미치지 못한 대학은 72개 교였으며 그중 10% 미만의 확보율을 보인 대학도 24곳이나 됐다. 이는 대학이 아무리 수익사업에 열을 올려도 정작 들어오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최근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수익사업 시장이다. 건국대의 경우 더 클래식 500이 지난해 134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면서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삼육식품, 연세우유, 건국유업 등도 영업 이익과 순이익, 매출 등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임대업만이 반짝 인기를 끌고 있으며 나머지 사업들은 점점 실적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나컨설팅 배창봉 대표이사는 “불황을 겪고 있는 수익사업 시장과 함께 대학 상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마케팅에서의 한계도 수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이 밖에도 대학 수익사업은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므로 일반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대학 수익사업이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립대학의 특성상
수익사업 없이는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
  이러한 적자와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학교법인은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대학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학 운영을 위한 재원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오로지 등록금, 기부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재원을 확보해야 하며 현재 등록금이 학교법인의 재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등록금에 학교 재정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대학가 전반에 퍼지면서 학교법인은 대학의 운영과 발전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수익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수익용 자산도 부족하고 재단의 재정여건 또한 충분하지 않은 대학들이 많지만 이들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교육의 질은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돼야
  대학 자율화 추진계획으로 인해 수익사업이 보다 자유롭게 이뤄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자율화를 명분으로 대학에게 돈벌이를 위한 길을 터주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을 하고 있다. 또한 학교법인이 장삿속에만 눈을 돌려 학생들의 복지에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익명의 교수는 “일부 대학에서는 학문과 관계없는 수익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많고 학문 탐구라는 본연의 기능보다는 수익사업에 신경을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대학을 돈벌이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대학 간의 적립금 차이로 인해 양극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비판들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배병일 교수는 “적립금이 많은 경우 초반에 수익사업을 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수익사업은 자본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을 높게 올리는 것이 아니다”며 “기존에 보유한 적립금이 적은 학교법인의 경우 새로운 업종을 발굴한다면 양극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컨설팅 배창봉 대표이사는 “적립금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교육의 질은 높이는 데 사용돼야 하며 수익창출이라는 명분으로 사용했다가 원금에 손실이 돌아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익사업 운영과정에서 건전성과 투명성을 지켜 학교법인의 쌈짓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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