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치를 통해 큰 가치를 얻다
작은 사치를 통해 큰 가치를 얻다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4.09.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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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 속, 나만의 행복을 위해 찾은 작은 즐거움

최근 겉옷보다는 속옷을 중시하고 명품 가방 대신 명품 향수와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소비를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문화 트렌드를 작은 사치라고 한다. 작은 사치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사람들이 왜 작은 사치에 열광하는지 알아보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명품 가방' 대신 '명품 디저트'로 소비에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신을 위로했다.     출처/ 아주경제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자신의 경제적인 현실과 맞지 않게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소비하는 것을 사치라고 한다. 이와 달리 작은 사치는 가격이 부담되더라도 스스로에게 가치가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사치와는 차이가 있다. 작은 사치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물건을 사느냐’가 아니라 ‘왜 이 물건을 사느냐’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정말 의미가 있는 소비라면 과감하게 비용을 투자한다. 예를 들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부분에서 소비를 줄이고 고가의 카메라나 비싼 렌즈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것과 같다. 또한 먹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비용과 상관없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움을 누리는 것 역시 작은 사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작은 사치가 두드러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연구원(이하 김 연구원)은 “삶이 팍팍해지면서 소비에 대한 애착이 커져 작은 사치를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고급품을 사고 싶다는 소비 욕구와 경제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작은 사치라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작은 사치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낮은 비용으로 소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심리에서 비롯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된 상태이다. 이에 명품 가방이나 고가 브랜드 옷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자판기 커피보다는 7천 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로드샵 제품보다는 비싼 화장품이나 시계 등 작은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신을 위로하고 자기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작은 사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과시적인 소비에서
자기 만족형 가치 소비로
  작은 사치는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점차 의미가 진화되고 있다. 불황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자 고가의 디저트를 먹거나 비싼 속옷을 구매하는 등 초기의 작은 사치는 대체 만족 형태로 나타났다. 마카롱이나 명품 속옷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싼 명품 옷이나 외제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심리의 초기 작은 사치는 소액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만족을 얻으려는 의미가 컸다.

  이렇게 시작된 작은 사치는 점차 자신의 기호나 취미에 맞는 분야에 가치를 두는 소비로 의미가 넓혀졌다. 집을 구매할 돈으로 세계여행을 가거나 에코백을 메면서 비싼 향수를 사는 등 다른 부분의 지출을 줄이더라도 자신이 의미를 두는 분야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너도 나도 작은 사치 마케팅
  작은 사치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도 작은 사치족들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 디저트 카페는 ‘당신께 드리는 작은 사치’라는 홍보 문구로 광고 활동을 하며 케이크와 빙수, 마카롱 등 다양한 디저트 상품을 팔고 있다. 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건강하세요, 제발’이라는 컨셉으로 인공 감미료나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고 계절 과일과 원재료만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건강한 식품을 찾는 작은 사치족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은 ‘나만의 작은 행복’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생필품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들을 할인 판매하고, 립글로스, 액세서리, 뷰티 이용권, 스파 이용권 등 기분 전환에 유용한 작은 사치 상품들을 할인하여 판매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식품과 화장품, 패션 분야 등에서 활발한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으며 남성을 대상으로 한 액세서리나 장난감, 만년필 등의 작은 사치 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사치
누군가에게는 큰 사치
  한편 작은 사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유행을 좇는 획일화된 소비를 작은 사치라는 말로 좋게 포장한 것이 아니나며 이를 지적하기도 한다. 한혜미(여. 20)씨는 “길거리를 지나가면 너도나도 비싼 커피를 들고 있고 SNS에는 고급디저트를 먹는다고 인증사진을 찍어 올린다”며 “자신에게 진정으로 의미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소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작은 사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운 형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행이나 휴가를 자주 다니는 작은 사치족들을 형편에 맞지 않게 호사를 누리는 사람들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사치를 과소비라고 보는 것은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돈을 저축하고 소유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에게는 작은 사치가 과소비처럼 여겨진다. 반면 잘 놀고 잘 쓰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에게 작은 사치는 삶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얼마나 자신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지 고민하며 소비한다.

  작은 사치는 불황을 이겨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현명한 방법 중 하나이다. ‘사치’라는 의미가 들어있는 이 단어에는 역설적으로 개인만의 지혜가 담겨있다. 경기가 침체되어 경제적으로는 힘이 들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것에 아낌없이 소비를 해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 작은 사치는 힘든 현실 속에서 좀 더 즐겁게 살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을 달래주고 있다. 김 연구원은 “작은 사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위안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소비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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