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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불 켜진 인쇄소의 문을 두드리다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
2014년 11월 10일 (월) 19:23:05 류지형 기자, 최아영 기자 rjh626@naver.com, ayeong4231@naver.com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신문. 하지만 신문이 어떻게 발행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은 드물다. 기사가 작성돼서 우리에게 신문이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떨까? 그리고 매일매일 신문을 찍어내는 인쇄소의 밤은 어떨까? 우리가 모르는 인쇄소의 밤을 알아보기 위해 중앙일보 강남사업장을 찾았다.


[PM 9시 30분/중앙일보 강남사업장]
분주한 인쇄소의 밤
  밤 10시에 이뤄지는 일간지 인쇄 모습을 보기 위해 기자는 중앙일보 강남사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건물 밖은 어둠에 싸여 있었지만 인쇄소가 있는 지하만큼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다. 관계자외 출입금지라 쓰인 두꺼운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계소리가 매우 크게 들려왔다. 5시 30분에 출근한 사람들이 오후에 받은 신문의 지면 데이터를 인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자들은 미리 안내받은 사무실에 들어가 인쇄소 견학을 시켜줄 안미준 공장장(이하 안 공장장)을 만났다. 안 공장장에게 새벽에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냐고 묻자 “교대로 일을 하고 익숙해져서 괜찮지만 주간과 야간이 바뀌어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힘들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국내 인쇄공장은 강남, 안산, 대구, 부산에 위치해 있고 이러한 인쇄소들은 주로 중앙일보의 판형인 베를리너판을 인쇄하고 있다. “강남사업장에서는 학보까지 포함해 총 33개 매체의 인쇄를 맡고 있어요. 이 중 야간에 찍는 매체는 8개 정도예요. 나머지는 주로 낮에 인쇄하죠. 그래도 일간지는 거의 야간에 인쇄하고 있어요.”
   


[PM 10시/인쇄 시작]
쉬지않고 돌아가는 기계들
  10시가 되자 내일 날짜로 발행될 신문을 찍어내는 기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 공장장은 기자들에게 귀마개를 건넸다. “지금부터 귀마개를 착용해야 해요. 기계 소리가 엄청 크기 때문에 귀를 다칠 수도 있어요.” 안 공장장의 안내에 따라 기자들은 먼저 지고에 도착했다. 용지가 저장돼 있는 이곳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용지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 줄에 17개씩 들어있는데 총 17개 줄이 있어요. 그런데 한 줄에만 16개가 저장돼 있어서 총 287개가 있죠. 양이 엄청 많아 보이지만 사실 3일 정도면 모두 없어져요.” 바깥에서 싣고 온 용지는 모두 이곳에 저장되고 용지가 출고되면 신문 인쇄의 첫 단계가 시작된다. 용지 출고 신청을 하면 베를리너판과 대판에 쓰이는 용지가 각각 컨테이너를 따라 움직이게 된다.

[PM 10시 10분/인쇄 단계]
첫 신문이 인쇄되다
  안 공장장은 오늘 인쇄되는 첫 신문을 보기 위해서는 빨리 몸을 움직여야 한다며 기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 공장장을 따라 윗층으로 올라가자 오늘 발간되는 신문에 쓰일 종이들이 기계를 타고 위로 옮겨지는 것이 보였다. 곧이어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 여러 색의 잉크가 범벅이 된 첫 신문이 나왔다. 안 공장장은 “저 신문은 쓰지 못해요. 처음에 기계를 돌리면 잉크가 모두 뭉쳐 나오죠. 기계를 돌리고 어느 정도 기다려야 올바르게 인쇄된 신문이 나와요”라고 말했다. 제대로 인쇄가 된 신문이 보이기 시작하자 몇 명의 직원들이 신문을 가져가 한 면씩 넘기면서 검토를 했다. “인쇄된 곳에 잉크가 부족한 곳이 없는지 점검하는 거예요. 만약 사진에 파란 색 잉크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파란 잉크의 양을 늘리는 거죠.” 기자가 끝없이 올라가는 신문들을 보며 안 공장장에게 하루에 몇 부의 신문을 인쇄하는지 묻자 “중앙일보 같은 메이저 신문사의 경우에는 하루 약 120만 부 정도 찍어요. 한때는 약 180만 부까지 찍어본 적도 있는데 요즘은 부수가 줄었어요. 전체적으로 종이 사업이 침체되고 있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PM 10시 20분/쇄판실]
판넬에 이미지를 담아내다
  이후 기자들은 안 공장장을 따라 쇄판실로 향했다. 쇄판실에는 각 지역의 편집국에서 전송한 지면데이터를 이미지로 재현해 판넬로 뽑아내고 있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일일이 필름을 붙여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이 기계는 CTP, 현상부, 절곡부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CTP에서 지면 데이터를 이미지로 재현시켜주면 현상부에서는 판넬에 현상을 시켜요. 이후 절곡부에서 면을 절곡해주죠. 그 다음에는 조작판이라는 곳에서 판넬에 묻은 잉크의 양을 조정해요.”

  만약 새벽에 일이 터지게 되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안 공장장은 “그래도 2시 반 전에는 끝나요. 해외기사는 시차 때문에 주로 새벽에 일이 터지죠. 아! 911 테러가 났을 때는 갑자기 속보가 터져서 몇 시간 동안 기계를 멈추고 기다린 적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PM 10시 40분/포장 단계]
새 옷을 입은 신문들
  “이 부분이 거의 마지막 단계예요.” 안 공장장을 따라 흰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금 인쇄를 마친 신문들이 천장에 미로처럼 얽혀있는 체인을 타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곧이어 크기와 종류가 같은 신문들이 한곳에 모여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했다. “신문 포장을 준비하는 과정이에요. 한 묶음 당 약 20부에서 60부까지의 신문이 들어가죠.” 신문이 지나갈 때마다 컨베이어 벨트 중간에 위치한 기계들은 신문에 비닐을 씌우고 끈을 묶었다. 포장된 신문을 자세히 살펴보자 비닐이 이중으로 포장돼 있었다. 기자가 신문 포장이 왜 다른지 묻자 안 공장장은 “오늘은 비가 와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옆 부분까지 포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변을 둘러보자 아주머니 두 분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신문 사이에 속지를 끼워 넣고 있었다.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에 기자가 넋을 놓고 바라보자 안 공장장은 “저분들은 주로 영자신문과 호텔에 배송되는 신문들을 담당한다”며 “20부가 안 되는 적은 부수는 수작업을 해서 나간다”고 말했다. 
  컨베이어 벨트 끝은 바깥과 연결돼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 끝에 위치한 스캐너는 포장이 다 된 신문의 바코드를 찍고 신문을 분류했다. “신문이 나오면 어느 지역의 신문인지, 또 어느 보급소로 가는지 알려주는 바코드가 생겨요. 그러면 스캐너가 바코드를 읽고 8개의 게이트로 신문을 자동 분배하죠.”
   

[11시 20분/배송 단계]
긴 여정을 끝낸 신문들
  컨베이어 벨트 끝을 따라 주차장으로 나가자 4~5개의 트럭이 서 있었다. 트럭 위에는 포장된 신문을 싣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주차장 구석에는 각 지역에 배송될 신문들이 놓여 있었다. “이쪽에 있는 건 강화나 충청지역으로 배송되는 신문이기 때문에 차량들이 조금 빨리 출발해야 해요. 먼저 지방부터 배송이 되고 그 다음은 경기도 지역, 서울 지역으로 배송이 시작돼요.” 한 트럭에는 대개 7천 부에서 9천 부의 신문이 실리게 된다. 안 공장장은 “비가 오면 신문의 품질이 안 좋아지니까 트럭 위에 꼭 덮개를 씌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모든 신문 인쇄의 과정이 끝났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신문은 이후 각 지역으로 배송되고 각 지부로 배송된다. 이후 신문배달부를 통해 집, 회사, 가게 등으로 신문이 도착하게 된다.

  우리가 보는 신문을 완성하기 위해 누군가는 늦은 밤까지 엄청난 소음을 들으며 구슬땀을 흘려가며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창문을 닦는데 사용하고 고기를 굽는데 사용했던 신문은 많은 사람들의 수고 속에서 탄생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신문 배포대 위에 놓인 신문을 꺼내 끝까지 정독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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