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체결로 인한 한·중 관계의 미래는
한·중 FTA 체결로 인한 한·중 관계의 미래는
  •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 승인 2014.11.27 0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인천일보
  제22차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회의가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회의기간 중인 2014년 11월 10일에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한·중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되었음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경제 관계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중 관계는 이번 한·중 FTA의 체결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한·중 관계는 수교 후 지난 20여 년간 경제를 중심으로 발전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한국 외교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2년 수교 후 양국 교역액은 1992년 63.7억 달러에서 2013년 2,288.7억 달러를 기록하며 약 36배가 증가했다. 중국 측 자료로는 92년 약 50.3억 달러에서 2013년 약 2,750억 달러를 기록하며 약 54.7배가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2013년의 한·중 무역총액은 이미 한·미(약 1,035억 달러)와 한·일(약 940억 달러) 무역총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중국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시장의 잠재성이 커져가면서 한국의 대중국 투자도 늘어나 2013년에는 누적 투자액이 약 6백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2만 2천여 개에 다다랐다. 또한 작년에는 처음으로 대중(對中)수출에서 일본(1,622.8억 달러)을 앞질러 한국(1,830.7억 달러)이 대중 수출의 1위 자리를 차지하였다.  
지난 7월 4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중 정상회담 참석 차 방한 중인 까오 후청 중국 상무부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은 한중 경제통상협력평가와 한중 FTA 등 통상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출처/한중 FTA 홈페이지
  양국의 경제관계와 연관돼 함께 발전해온 다양한 지표들도 있다. 우선 양국의 상호 방문자 수는 1992년 13만 명에서 2013년 829.6만 명으로 약 64배가 증가했으며 올해는 이미 작년의 상호 방문객 수를 넘어 곧 천만 명 상호 방문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적 교류의 중요 척도가 되는 항공편수는 올해 8월 기준으로 한·중 간 총 97개의 노선이 운항 중이며 주당 878편이 운항하고 있다. 또한 중국 내 한류열풍은 한·중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훌륭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 FTA로 인해
한중 간의 신뢰 훼손 우려 불식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필요해

  한·중 FTA의 주요 내용과 의미
  2005년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점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한·중 FTA는 이후 30개월 만에 협상 실질 타결에 도달하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칠레와 페루에 이어 한국은 세계 3대 경제권(미국, EU, 중국) 모두와 FTA를 맺게 되었으며 ‘경제영토(FTA를 맺은 국가들의 GDP 합계액/전 세계의 GDP 합계액)’도 칠레(85.1%), 페루(78.0%)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73%)로 도약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은 품목 수 91%, 수입액 85%를, 한국은 품목 수 92%, 수입액 91%의 관세를 각각 20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한·중 FTA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절감액 예상액이 54.4억불(약 6조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 예상되는데 이는 한·미 FTA의 9.3억 달러의 5.8배이며 한ㆍEU FTA의 3.8억 달러의 3.9배에 이른다. 또한 한·중 FTA를 통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거대 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으며 이는 또한 향후 한국의 경제 발전과 2015년까지 한·중 무역액 3천억 달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무엇보다도 이번 협상에서 쌀 시장을 비롯해 주요 농·수·축산물(고추, 마늘, 양파, 사과, 감귤, 배, 조기, 갈치,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양허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을 가장 큰 수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저작권과 저작 인접권(음반·방송사업자)을 강화하여 중국내 한류 컨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중국내 한류의 열풍을 경제적으로 한층 더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중 FTA 체결 후 지난 20일에는 시청광장에서는 한중 FTA를 저지하는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3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출처/민중의 소리
   한·중 FTA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
  이번 협상에서 한국에게 긍정적인 면은 우선 쌀 시장 개방을 막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 정치적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해소했으며 한국의 농업도 한동안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또한 경제적인 면 이외에 한국은 전략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예를 들면 최근 동북아에서 미·중의 전략적 경쟁이 높아지며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몇 가지 현안에 대해 선택을 강요당하는 곤란한 입장에 처해있었다. 고(高)도미사일 방어체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의 한국 내 배치나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참여 여부 문제들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최근 이 두 가지 현안에서 자칫하면 한·중 간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던 상황에서 한·중 FTA의 체결은 이러한 한·중 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반면 공산품의 관세 자율화 기간을 20년으로 했다는 점은 공산품 부분에서는 한·미 FTA(관세 자율화 기간 3년)와 같이 즉각적인 효과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게다가 20년의 기간은 장기적인 과정이며 그 사이에 중국의 산업화와 기술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한국에게 공산품 관세 자율화의 의미는 결과적으로 매우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중 FTA와 한·중 관계의 미래
  한·중 FTA 체결 이후 한국이 주의를 기울여야할 부분 중 하나는 중국의 외교가 경제발전 중심에서 향후 다가올 미·중의 양강(兩强)구도를 준비하는 전략적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한 이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국가 최고 목표로 삼아왔으며 외교 정책은 이를 지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수립돼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아시아 지역의 리더로서 나아가 미국과 대등하게 국제사회의 당면한 현안들을 다루는 책임대국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그간 미국이 유럽과 이끌어온 국제통화기금(IMF)와 일본과 주도해온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응하여 브릭스 국가들과 손잡고 ‘신개발은행(NDB)’과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 예들이다.

  만약 중국이 미·중 양강구도 외교로 전환하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면 한국은 안보(미국)와 경제(중국)를 나누어 비교적 용이하게 미·중 사이에서 국력신장과 경제발전을 이루던 시대를 떠나 이슈별로 정치, 안보, 경제의 요인들이 뒤섞이며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현상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역내에서 미·중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고리의 역할을 빠르게 확립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한국은 한·중 FTA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연계하며 미국과는 동맹관계를,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조속히 개척해나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