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족속 ‘관심종자’의 등장
새로운 족속 ‘관심종자’의 등장
  • 이원영 기자
  • 승인 2015.03.0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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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커뮤니티, 언론과 함께 관심종자 파급력 커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을까. 관심을 바라는 것, 그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어느 정도는 본능적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상에는 상식을 넘어서는 행동을 하며 주목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나타났다. ‘관심종자’라 불리는 이들의 행태와 그들의 등장 배경을 살펴봤다.



  관심을 갈망하는 사회
  관심종자의 등장
  쉽게 알려지고 쉽게 잊혀지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관심에 예민하다. 특히 연예인과 정치인은 대중의 관심을 갈망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자신에 대한 대중의 주목과 관심이 줄어든다면 이들의 생존은 어려워진다. 한 연예인은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 악플도 관심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카메라의 주목을 받기 위해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하거나 호통을 친다고 한다. 좀 더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대중을 위해 지금도 이들은 더욱 더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만큼이나 관심에 목메는 이들이 인터넷상에 나타났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게시글에 많은 관심을 보여 조회수가 높거나 댓글이 많을 때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관심을 받기 위해 하는 행동이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일부러 논란이 될 만한 글을 쓰거나 확인되지 않은 말을 퍼트리며 쓸데없는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관심을 요구하는 이들을 사람들은 ‘관심종자’라 부르게 됐다. 

  타인에 대한 관심은 없는
  중증 관심종자들
  상식을 넘어서는 관심종자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상에서 죽어 가는 가족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어 올리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고자 튀는 행동을 넘어 상식에 맞지 않는 행동까지 하게 된 것이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관심종자는 무의미한 글을 도배하거나 일부러 이용자들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한 ‘중증’ 관심종자들이 점점 더 눈에 띄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중증 관심종자로는 홍 모 씨가 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자신을 민간잠수부라고 밝히며 나타난 그녀는 뉴스 인터뷰에서 세월호 구조 상황을 거짓으로 전했다. 그녀의 정체는 곧 네티즌들에 의해 탄로 났다. 연예부 기자, 연예인 친척, 일본 유학생 등 거짓으로 살아온 그녀의 영화같은 삶이 샅샅이 드러났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비극적인 세월호 사고까지 이용하는 그녀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관심종자들은 자신의 욕심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글을 올리는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일베의 오뎅 사건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 일명 일베의 회원들은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비하하기 위해 오뎅 사진을 올렸다. 일베 회원들은 많은 회원들의 관심을 얻어 자신의 글이 인기글인 ‘일베’에 등록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점점 더 자극적인 글과 사진을 올렸다. 그 사이 아무 잘못도 없는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은 또 한 번 고통 받았다.

  증가하는 관심종자
  증가하는 파급효과
  커뮤니티 내에서의 소속감은 관심종자가 증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현성 문화 칼럼니스트(이하 오 칼럼니스트)는 “관심종자라 불리는 이들이 가진 가장 큰 심리는 무리에서의 소속감이다”며 “일베의 오뎅 사건 역시 내부 소속원의 공감과 주목을 받기 위한 퍼포먼스였다”고 말했다. 그들은 오뎅 사진을 올리고 서로 즐기면서 그들의 소속감을 키워나갔다.

  관심종자의 증가와 함께 그들의 파급력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면서 관심종자들의 발언과 그들이 만들어낸 거짓정보가 쉽게 퍼져나가게 됐다. 또한 관심종자들에 대한 언론인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도 파급력을 키웠다. 오 칼럼니스트는 “사회적 이슈를 끌고 있는 일베와 같은 커뮤니티에는 언론인들의 유입이 잦다. 그 이유는 과도하게 비약적으로 생산된 콘텐츠가 언론과 SNS를 통해 충격적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종자들의 행동이 단순히 그룹 내의 일련의 과정만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관심이 답?
  관심을 주고받는 방법을 배우자
  누구나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갈망한다. 관심을 받기 위해 자신의 개성을 바람직한 방식으로 올바르게 드러낸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SNS, 온라인 커뮤니티, 대형포털 뉴스 등을 통해 관심종자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악성글과 유언비어가 점점 더 늘어나고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말처럼 관심종자에게는 무관심이 답일까. 이들을 제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오 칼럼니스트는 “개개인은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오히려 관심종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심종자들의 생산물을 기자의 기사거리나 개인의 관심콘텐츠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관심종자들의 대부분은 실생활보다 온라인에서의 삶에 더욱 신경을 쓴다. 일상에서 관심 받는 것이 충분히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온라인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관심종자들은 더 많은 ‘좋아요’ ‘일베로’를 받기 위해 결국 허위로 과장된 글을 올리게 된다.

  관심종자들은 본인 스스로 온라인상보다 현실에 좀 더 집중하고 타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노력해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현실에서 관심종자들에게 부족한 관심을 주는 관용을 한 번 더 베풀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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