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자유와 방종
[기자석] 자유와 방종
  • 이원영 기자
  • 승인 2015.03.16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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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와 방종. 이 두 단어는 자신의 의지대로, 마음대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엄연히 다르다. 자유는 우리가 의지대로 행동하게끔 하지만 도덕적 규범이나 사회적 가치 등 우리가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까지는 인정하지 않는다. 자유가 지나쳐 타인의 자유는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만 행동한다면 이것은 방종, 이기주의가 된다.

  이런 말을 하자니 기자 자신이 ‘어린 꼰대’가 된 것만 같다. 그러나 많은 학내 문제들을 취재하면서 몇몇 우리대학 학우들이 자유와 방종을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번호에 취재한 대리출석과 출튀 문제도 자유와 방종을 오해해 벌어진 문제인 것 같다. 출석을 해야 하지만 수업은 듣기 싫어 출석 체크만 한 채 강의실을 빠져 나가거나 친구에게 대신 대답을 부탁하는 것을 본인은 자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가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출석을 하는 학우에 대해 보통 학우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학기에 취재한 시험 중 부정행위 문제도 감독이 느슨한 틈을 타 행해진 방종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함부로 낙서가 돼있거나 이번 학기 새로 생긴 파우더룸에 비치된 핸드크림이 불과 며칠 만에 사라졌다는 것만 봐도 자유와 방종을 구별하지 못하는 학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반복되는 방종 상태에 몇몇 학우들은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CCTV를 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제한들이 생긴다면 감시와 처벌을 의식하고 문제들이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손쉬운 해결방법을 찾기 전에 학우들의 책임감을 한 번 더 믿어보고 싶다. 감시와 처벌이 또 하나의 파놉티콘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파놉티콘은 우리의 진정한 자유를 제한한다.

  대학 생활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자유일 것이다. 성인이 되면 중고등학생 때보다 타인의 간섭이 줄어들고 더 많은 자유를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취재를 하다보면 자유와 방종을 구분 짓지 못하는 몇몇 학우들로 우리대학의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악행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 명의 방종이 전체의 무질서가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전공 학문뿐만 아니라 자유에 대해서도 배우고 익힌다. 우리대학 학우들이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타인의 자유를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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