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정한 희망을 주는 비전을 갈망하며
[사설] 진정한 희망을 주는 비전을 갈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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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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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행복하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희망(希望)이란 무엇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편적인 소망은 보통 희망이라 부르지 않는다. 사람들이 ‘희망’이라는 단어에 부여하는 것은 그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개선한 상태를 의미한다. 즉, 희망이란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불만족과 이를 해결한 미래 상황에 대한 갈망에서 도출된다. 이러한 희망이 있을 때 사람은 불만족스러운 현실을 견뎌내고 그것이 개선된 미래를 꿈꾸며 기꺼이 노력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희망의 실현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강요된 노력을 억지로 반복하며 현실의 불만을 가슴 속에 쌓는 삶을 살게 된다. 소위 ‘희망 고문’이라는 유행어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실상을 가슴 아플 만큼 적절히 표현한 말이라 할 것이다. 권력을 지닌 이들이 만든 기준으로 사람과 대학의 줄을 세우고 오직 승자만을 취하고 패자는 무참하게 버리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현실에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지니지 못하고 괴로운 노력만을 반복하는 우리의 현실을 말이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존재답게, ‘희망’은 현실을 개척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긍정적인 원동력이 노력을 쥐어짜게 하는 헛된 꿈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희망을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믿음을 보여주는 수단을 비전(vision)이라 부른다. 비전이란, 단지 희망하는 미래 상황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다. 그러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실현에 대한 약속이며 어떠한 방향성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는가를 알려주는 실천에 대한 기준이다. 비전을 통해 우리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이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으며 그것을 해결함으로써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를 찾아낼 수 있다. 말 그대로 비전은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를 일궈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지침인 것이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우리대학의 우울한 현실을 타개하고 구성원의 긍정적인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대학도 이처럼 진정한 희망을 주는 비전이 필요하다. 우리대학의 현실은 단지 교육부를 중심으로 한 대학사회의 압력에 의해서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됐던 현실에 대한 다양한 불만들이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이라는 표식을 통해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우리대학이 지향하는 희망은 과연 ‘세계 수준의 교육 명문대학’인 것일까? 교육 명문대학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으려면, 15년간 지속될 학력인구 감소의 현실에서 어떻게 이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노력이 어떤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지, 무슨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비전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성과 없는 희생만을 반복적으로 강요당하는 ‘희망 고문’에 빠질 수밖에 없다. ‘희망 고문’에 빠진 한 사람으로서 진정한 희망을 주는 비전의 수립을 애타게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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