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먹고 보고 즐기는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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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5.03.3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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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을 넘어 쿡방까지

  지금 먹고 싶은 음식을 머릿속에 떠올려 봐라. 생각만 해도 배부르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음식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면 어떨까? 최근 방송가에는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고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만드는 과정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몇 년 전에는 먹방이 유행을 했다면 이제는 ‘먹방’과 더불어 ‘쿡방’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음식에 열광하는 것일까?


  음식 프로그램들의 등장
  TV는 요리 중
  월요일에 방송되는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를 시작으로 수요일에는 tvN의 <수요미식회>, 목요일은 O’live의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 토요일은 O’live의 <테이스티로드>까지 우리는 음식 프로그램의 범람 속에 살고 있다. TV를 켜면 앞치마를 두른 남자들이 요리를 하고 있으며 방송에서는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

  사실 TV가 음식에 주목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에 등장한 ‘웰빙’ 열풍이 바로 그 시작이다. 당시 SBS의 교양 프로그램 <잘먹고 잘사는 법>에서는 ‘식생활 개선 캠페인’ 코너를 통해 몸에 좋은 재료와 음식을 시청자에게 전달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옆집 아줌마 같은 푸근한 인상을 가진 요리 연구가가 재료들의 효능을 설명하며 건강식을 추천하는 것이 음식 프로그램의 전부였었다.

  이후 2007년 대표적인 맛집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먹방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당시에는 TV를 틀면 곳곳에서 먹방이 나왔고 맛집을 탐방하고 맛을 평가하는 것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먹방을 넘어 ‘쿡방’이 유행하고 있다. 쿡방(cook+방송)은 직접 요리해 먹는 방송을 말하며 음식을 해먹는 프로그램, 시간을 다투며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이 있다. 현재 방영하는 음식 프로그램만 해도 10여 편이 넘으며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기고 있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욕구
  음식 프로그램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를 ‘먹는다’는 기본적인 욕구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생겼다. 다시 말해, 대리 충족인 것이다. 이로 인해 요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났고 맛있는 것을 즐기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을 소비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음식 프로그램이 단순히 음식 소개뿐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와 그 지방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게 구성돼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음식 프로그램들은 주로 여성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성별의 빈도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남자는 부엌에 얼씬도 말라’는 어르신들의 말은 이제 무색해졌다. JTBC의 교양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8명의 셰프들이 나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요리를 한다. 소금을 뿌리는 모습부터 칼질하는 모습까지 세세하게 보여줘 우리는 그들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요리하는 남자가 이토록 멋있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우리가 tvN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 편>에 등장하는 배우 차승원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음식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음식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교훈을 얻을 수 있고
  요리에 대한 팁도 얻어
  음식 프로그램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tvN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 편>은 도시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선 어촌에서 하며 출연진들에게 종일 요리를 시킨다. 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바쁜 일상 속에 치여 한 끼조차 때우기 힘든 현실을 느낀다.

  JTBC의 교양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는 고급 요리들이 일상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재미는 기본이고 ‘격식’까지 더해져 보다 완벽한 쿡방이 탄생한 것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 문화평론가)는 “전문가들이기는 하지만 일반인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간편화된 레시피를 제공하고 맛까지 보장하니 고급 요리를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프로그램은 혼자 사는 남자들이나 자취생들도 재료만 있으면 쉽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음식 프로그램은 단순히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일상생활의 팁까지 제공한다.

  과도한 간접광고와
  개인주의적 성향도 보여
  그러나 이러한 음식 프로그램들이 모두 좋은 영향을 미친 것만은 아니다. 음식 프로그램들의 과도한 인기는 대기업의 광고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노골적으로 음료나 식재료의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경우도 있고 요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식기구의 간접광고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 요리 프로그램은 해당 회사의 신제품을 활용한 요리 미션을 주기도 하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 음식 프로그램들이 너무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띤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김 문화평론가는 “우리는 KBS1의 예능 프로그램 <6시 내 고향>을 보고 먹방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음식을 먹고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도 함께 소개하기 때문이다”며 “반면 아프리카 TV와 음식 프로그램들은 혼자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점차 음식을 개인 소비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먹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음식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인간의 먹고자 하는 욕구가 계속된다면 음식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얻을 것이다. 또한 먹방과 쿡방이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드라마나 교양 프로그램과도 접목돼 더욱 발전할 수도 있다. 김 문화평론가는 “기존의 식재료를 가지고 무한한 음식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먹방과 쿡방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며 “이제는 분야에 상관없이 음식 프로그램이 유행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누구나 하루 세 번, 아니 적어도 한 번은 ‘오늘 뭐 먹지?’라며 끼니를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프로그램은 계속될 것이고 앞으로도 쭉 영원할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안방에서 배부른 문화를 소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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