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한 모범정부
[학생칼럼]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을 위한 모범정부
  • 김소담(문헌정보 4)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5.03.3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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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쓰라던 깡은 이제 아득하기만 하다. 지금은 돈을 벌 직장을 갖기 힘들고 돈을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팍팍한 현실에 결혼, 연애, 출산 중 한 가지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지 오래이다. 그러나 포기해야 할 것들은 결혼, 연애, 출산뿐만이 아니다.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선택지에 포함됐고 최근에는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 세대’도 등장했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50%가 넘는 청년들이 취업 준비생 시점 또는 처음 입사한 시점에 5포 중 하나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고 답했다. 계속되는 구직난과 직장을 구했다고 해도 자금 마련이 힘든 상황에서 연애와 결혼, 출산을 다 누리겠다는, 이전에는 지극히 당연했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실정에 놓인 것이다. 한편, 5포 세대를 양산한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7.5%는 국가라고 답했다(공공기관 73.7%, 대기업 50.6%, 청년 자신 45.8%).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년 15명과 함께 청년 취업난 해소를 목적으로 간담회를 연 것에 눈길이 갔다.
 
  필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15명의 학생들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과 능력 사이의 혼란을 토로하고 청년 고용 정책의 예산 편성 비중을 물어보며 불합격의 이유를 알려주는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속이 조금 시원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안도할 수 있었다. 탈스펙을 표방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인문학적 소양을 쌓은 인재를 찾는 난해한 구직 시장 속에서 용기를 내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준 것이야말로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이기권 장관의 결연한 다짐에 내심 기대를 걸어보다가도 국회에는 무려 9년 동안 월 급여 120만 원을 받고 일하는 인턴이 있다는 사실에 힘이 도로 빠진다. 심지어 퇴직금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근로기간 1년에 1개월 모자란 11개월분의 인건비만 지급하는 실태라고 한다. 국가기관에서 자행하고 있는 노동 착취부터 바로 잡지 않고서 청년들의 구직난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부가 청년들과 대화를 시도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통에 어색한 이번 정부의 간담회 모습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정부는 우선 포기하지 않고 저항의 목소리를 낸 청년들을 위해 타의 모범이 돼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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