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 라이프 -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無 라이프 -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 최아영 기자
  • 승인 2015.03.3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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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12시간에서 0시간으로 줄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평균 1시간 17분이다. 그러나 이것은 50-60대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적다는 것을 고려하면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돼 버린 스마트폰. 그렇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스마트폰 없이 살아봤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편리함이 우리에게 독으로 다가와 개인의 건강을 망치고 환경을 훼손하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자들은 며칠 동안 현대인들의 필수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살아보기로 했다. 과연 기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루 스마트폰 사용량 12시간
  [하루 전 / 3월 20일]
  체험에 들어가기 하루 전, 기자는 먼저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않는 기자는 ‘설마 내가 스마트폰 중독일까’하는 마음으로 테스트에 임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렇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학업에 지장이 된 적이 있다? 매우 그렇다!’ 기자는 ‘왜 이런 당연한 걸 물어보지’라는 생각을 하며 테스트를 완료했다.

  테스트 결과는 매우 심각했다. 대개 60점 만점에 40점만 넘어도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에 해당되는데 기자는 60점 만점에 55점으로 고위험 사용자군에 해당됐다. 또한 관련 기관의 전문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며 집중치료가 요망된다고 적혀 있었다. 심각한 결과에 기자는 비록 3일이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줄여보겠노라 굳은 다짐을 했다.

  기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12시간 정도이다. 기자의 스마트한 인생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된다. 기자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알람을 맞춰놓고 잠이 든다. 머리맡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거의 깨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등교를 하는 시간 동안에도 음악을 들으며 끊임없이 SNS와 웹서핑을 한다. 이로 인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만 해도 100%였던 스마트폰 배터리는 학교에 도착하면 항상 50% 이내가 되곤 한다. 이후 수업시간에도 수시로 카카오톡을 확인하고 하교할 때도 등교할 때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심지어는 화장실을 갈 때도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기자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총 12시간 32분이다. 대한민국 성인들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3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나 높은 수치이다. 기자는 내일부터는 절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떨리는 손, 불안한 마음
  [첫째 날 / 3월 21일] 
  기자는 체험에 들어가기 전 가족이나 친구, 중요한 취재처의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었다. 번호를 하나하나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친구들의 번호는 물론이며 심지어는 동생의 번호도 외우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시간표와 강의실 역시 하나도 기억하지 못 했다. 오후 2시, 이번호 기사 작성을 위한 취재가 모두 끝나자 기자는 과감하게 핸드폰을 껐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어딜 가든 나와 함께 했던 스마트폰이 없어지자 기자는 허전함을 감추지 못 했다. 그렇게 체험은 시작됐다.



  기자는 친구들과의 약속장소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타자마자 기자는 엄청난 상실감에 빠졌다. 버스에 타고 내리는 약 40명의 사람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3천 6백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처음 스마트폰을 접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36개월 미만의 영아 4명 중 3명이 스마트폰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인지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건강에 치명적이며 주의력 결핍과 학습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건강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후 기자는 자리에 앉아 멀뚱멀뚱 앞만 보고 있었다. 체험 몇 시간 만에 스마트폰이 없어졌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손에서 스마트폰이 사라지니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몰랐다. 그러나 이내 버스 밖의 풍경을 감상했다. 그동안은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버스 밖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창문 밖은 어느새 봄이 코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나보다 남이 더 불편하다!
  [둘째 날 / 3월 22일]
  둘째 날 기자는 위기에 봉착했다. 다음날 발표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유선전화를 이용해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들은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우리 카톡 못 봤어?”라며 화를 냈다. 조별 과제에 필요한 PPT를 만들어야 했는데 친구들과 연락이 닿질 않아 하마터면 조별 과제의 공공의 적, 프리라이더가 될 뻔했다. 다행히 친구에게 발표를 맡겠다고 말하고 이 상황은 일단락됐다.

  주말 동안 기자는 보통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다. 때로는 앉아서, 때로는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다 보니 허리도 자주 아프며 거북목증후군도 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 경우에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거북목증후군과 손목터널증후군이다. 거북목증후군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여 목뒤가 찌릿해지면서 목뼈가 휘는 현상이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손과 손목이 자주 저리고 통증이 심해지는 현상이다. 이 밖에도 팝콘브레인, 스트레스증후군, 디지털격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지자 기자는 책을 꺼내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됐고 그렇게 기자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등교 후, 고비를 맞다
  [셋째 날 / 3월 23일]

  이제 기자는 이러한 상황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가장 고통스러운 1교시 등교가 남아 있었다. 알람 역할을 하던 핸드폰이 없어져 기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료 기자에게 알람시계를 빌렸었다. 지난밤, 시간을 맞춰놓고 기자는 잠이 들었다. 그러나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허겁지겁 준비를 한 후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기자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려 했지만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지 못해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9시 3분이 돼서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난 후 기자는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 친구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스마트폰을 했다. 핸드폰을 하는 시간 동안 식당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이러한 정적은 신문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기자들이 한데 모여 밥을 먹을 때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들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그러고는 각자 핸드폰을 하느라 모두 조용해진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야기되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대화 단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시간이 현저하게 높고 기본적인 식사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짧은 편이다. 이로 인해 가족 또는 친구들과 대화를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그 짧은 대화 시간 마저도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배우 이민호와 가수 수지의 열애설도 기자는 알 수 없었다. 열애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기자에게 친구들은 “제발 뉴스 좀 보고 살라”며 구박을 했고 기자를 보는 친구들의 시선은 마치 조상님 보듯했다.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기에 기자는 마치 외딴 섬에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


  기자는 또 한 번 위기에 봉착했다. 바로 취재 전화 때문이다. 기자는 인터뷰  취재로 인해 꼭 받아야 하는 중요한 전화가 있었다. 그래서 기자는 3일 만에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켰다. 무사히 전화를 했지만 기자는 양심의 가책과 함께 기자에게 스마트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스마트폰 없는 3일간의 삶은 지옥과도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마치 무인도에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 시간 동안 기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됐다. 그리고 동생의 전화번호를 외우게 됐고 그동안 돌아보지 못 했던 주변 풍경과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됐다. 3일 동안 기자는 스마트한 인생 대신 느림의 미학을 배웠다.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 고장이나 분실로 인해 며칠 동안 스마트폰 없이 살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불편함과 불만을 늘어놓기보다는 수화기 너머로만 들었던 친구와 가족,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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