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갖춘 덕성, 과거의 위상과 명예를 반드시 되찾겠다
경쟁력 갖춘 덕성, 과거의 위상과 명예를 반드시 되찾겠다
  • 류지형 기자, 최아영 기자, 최한나 기자
  • 승인 2015.04.13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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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인터뷰를 위해 행정동 2층 대회의실을 찾았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원복 총장은 자신이 꿈꾸는 덕성의 미래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교수로서의 31년을 발판 삼아 총장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이원복 총장에게 덕성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대학이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되는 등 학내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장선거에 지원하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대학의 상황이 좋았다면 총장선거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31년간 덕성여대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 이 위기 상황에 내가 덕성여대를 위해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됐다.

  총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신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덕성여대에서의 한 달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대학 구조개혁 평가 이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눈앞에 두고 있어 한 달 내내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했다. 심지어 하루에 5번 이상 회의를 한 적도 있었다. 6월 첫째 주에 발표되는 1차 평가에서 D등급과 E등급을 받게 될 경우 우리대학은 3년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되며 곧이어 2차 평가를 받게 된다. 1차 평가 지표에는 학과 구조조정 항목이 없지만 2차 평가에는 ‘학과 구조조정 특성화’와 ‘장기발전계획’ 항목이 평가에 들어가 이에 대한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로 인해 1차 평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우리대학이 그간 걸어온 과정과 앞으로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대학이 효율적으로 지표 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그리고 덕성여대는 굉장히 경쟁력 있는 대학이다. 외국에서 온 교수들은 하나같이 우리대학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보고 깜짝 놀란다. 무엇보다 우리대학은 한국 여성이 세운 최초의 여대로 그 역사와 전통이 매우 깊다. 10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대학이 많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여성 교육의 역사가 즉, 우리대학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과거 우수한 명문 여대였던 우리대학의 명예를 반드시 되살리겠다.

  아무래도 총장님의 5대 핵심 발전과제 중 ‘남녀공학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언론에 우리대학의 남녀공학 전환 확정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남녀공학 전환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언론 인터뷰 당시 ‘구성원의 합의와 동의가 있으면 조심스럽게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녀공학 전환이 확정됐다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 또한 굉장히 놀랐다.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녀공학을 핵심 발전과제로 세운 이유는 시대변화 때문이다. 여대는 여성교육이 전무했던 시대에 여성 리더를 만들고 여성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화해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동등해졌고 여대의 설립 목적이 의미를 잃고 있다. 두 번째는 양성 경쟁력을 위해서이다. 과거의 여성들은 같은 여성들 사이에서 경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경쟁하는 시대이다. 여대에서 여성들과 경쟁을 하다 사회에 나가서 남성들과 경쟁하게 된다면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므로 미리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세 번째는 취업률 문제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여대들은 취업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게 되면 취업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우리대학의 남녀공학 전환을 한 번 검토해보자는 것이 내 의견이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에 닥쳐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려움에서 벗어난 뒤에 남녀공학 전환의 타당성에 대해 연구해보고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이에 과반수 이상이 남녀공학 전환에 찬성한다면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절대 서두를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단점을 제거하고 아날로그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휴마트 교육을 교육 혁신의 목표로 삼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휴마트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아날로그 시대가 지나가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기계에 함몰되기 때문에 인성과 교양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디지털이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현상을 디지털 해악이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만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사람들은 점차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판단 능력과 사고 능력, 소통 능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21세기에는 디지털 해악을 풀어주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 이것을 위한 교육이 휴머니티와 스마트를 결합한 ‘휴마트 교육’이다.

  즉, 디지털 교육에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인성교육에 디지털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디지털이라는 대세도 따르고 인성도 회복하는 교육을 하고자 한다.

  청년 실업의 대안 중 하나로 이중 졸업제를 도입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중 졸업제가 되면 학생들이 1년 정도 학교를 더 다니며 공부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해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는 자신만의 전공도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춘 T자형 인재가 대세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두 가지 전공에 대해 융합적인 시각을 갖춘 U자형 인재가 주목받을 것이다. 그러나 복수전공은 한 졸업장에 두 개의 전공을 같이 기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 개의 전공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반면 이중 졸업제는 각각의 전공에 대해 2개의 졸업장을 따로 수여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에 맞춰 자신의 전공을 기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1년 더 공부하는 것은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융·복합 전공제를 통해 학생들이 적성에 맞춰 수강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뷔페형 커리큘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요. 뷔페형 커리큘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도시락이 주어진 음식을 먹는 것이라면 뷔페는 자기가 음식을 골라 먹는 것이다. 지금처럼 학생들에게 정해진 과목을 수강하도록 요구하는 ‘도시락형 커리큘럼’으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융·복합 전공제를 통해 다양한 학과와 학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의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뷔페형 커리큘럼’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시행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커리큘럼을 짜야 할 것이다.

  총장님께서는 그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대외활동 경력이  총장으로서 활동하시는데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쌓아온 대외활동 경력이 있기 때문에 총장선거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우리대학이 산학 활동을 한다면 우리대학을 위해 내 브랜드를 기꺼이 내놓을 것이다. 예컨대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책 제목을 우리대학에서 상품화하고자 한다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제까지 쌓아온 경력을 활용하는 것이 내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학 구조개혁이 다가오면서 우리대학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 열린 총장 취임식에서는 ‘교육혁신, 연구혁신, 행정혁신, 재정 건전성 제고, 국제화의 양적 질적 강화. 남녀공학 전환 검토, 통일 시대 선도’ 등의 7대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교육혁신’이라는 것은 교육 커리큘럼에 변화를 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연구혁신’은 교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인데 이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산학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직원지원금이나 수익사업 등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화이다. 다른 대학들의 외국인 학생 수가 천 명이 넘는 것에 비해 우리대학은 73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국제화가 잘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100여 개 정도인 자매학교 수와 외국인 학생 수를 늘려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또한 통일시대 선도를 위해 힘쓸 것이다. 우리나라는 언제 통일이 이뤄질지 모른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안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 선도 대학으로 나아가 학생들에게 통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학 구조개혁과 관련해 지난 ‘1·2차 대학 구조개혁 관련 교수공청회’에서 대략적인 학과 구조조정 논의가 있었습니다. 4가지의 구체적인 방향이 나왔는데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학과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절대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다. 각 학과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두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대략적인 밑그림을 그렸고 △융합학과 △융합형 소학부 △일반 소학부 △기존 학과제로 4가지의 ‘대학 구조개혁 기본방향’을 정했다. 이 중 융합학과는 두 가지 이상의 학과들이 완전하게 하나의 학과로 합쳐지는 것을 말한다. 융합학과의 경우에는 정원 감축을 하지 않는다. 융합형 소학부는 두 가지 이상의 학과들이 모여 하나의 소학부를 이루고 그 아래 각각의 특성을 가진 학과들이 유지되는 것이다. 융합형 소학부는 학과마다 정원이 제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소학부 역시 학과를 융합해 소학부를 이루지만 융합형 소학부와 달리 학과에 정원을 제한한다. 일반 소학부는 학과들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모여 있는 원리이기 때문에 원래 있던 학과제도와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 또한 학과에서 바꾸지 않겠다고 하면 정원을 많이 감축하는 대신 현 학과 체제를 유지하는 기존의 학과제도도 있다. 그러나 소수학과의 경우 기존 학과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학과 정원이 너무 적어 마지못해 타 학과와 융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원이 적은 소수학과는 생존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다른 학과와 융합해 학과를 유지하는 방안을 생각해야만 한다. 학과 구조조정은 정원이 적은 학과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살리려는 것이다.

  학과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며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러한 우려 때문에 변화를 포기한다면 어떠한 논의와 개혁도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학과 구조조정이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학생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우리대학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혁신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각 학과의 발전 방향에 따라 모습을 바꿔 나간다면 더 성장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학과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넓게 보고 멀리 보는 것이 올바른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학우들은 무엇보다 총장님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당장 눈앞에 놓인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준비하느라 교수들과 교직원들도 잘 만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자주 만날 예정이다. 약 30년 동안 학생들과 지내왔고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총학생회에서 덕성구성협의체를 만들자는 요구가 있었는데 현재 검토 중에 있다. 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4월 1일에 열린 학생총회에서 결정된 총학생회 및 단과대 학생회의 학생요구안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크게 4가지 요구안이 있었다. 그 중 우리대학 성추행 사건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요구안들은 과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와 각 부서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나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임기가 약 4년 정도 남아있습니다. 임기를 보내면서 최우선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첫째는 우리대학이 늪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가오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10년 후를 기대할 수 있는 대학이 되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이다. 그리고 과거 우리대학은 여대 중에서도 굉장한 명문 사립대학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위상이 상당히 흔들렸다. 그러므로 두 번째 목표는 과거 우리대학의 명예와 위상을 되찾는 것이다.

  임기 후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바라십니까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 외에는 바라는 게 없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치인 것 같다. 내가 총장 임기를 마치면 35년을 덕성여대와 함께 한 것이다. 만약에 기억이 될 수 있다면 평생을 덕성과 함께 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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